▲16차 공판에 출두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박정훈
고 이재선씨에게 정신과 약물을 직접 건넸다고 알려진 전문의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약물 투입 여부와 시점을 두고 변호인 측과 공방을 벌인 백씨는 신문 도중에 진술을 번복해 재판부로부터 '말이 되느냐'는 추궁을 받기도 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최창훈) 심리로 4일 열린 이재명 지사의 직권남용 16차 공판에는 2002년 당시 용인H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백아무개씨와 전 성남시부시장 박아무개씨와 지역 언론사 기자 등 총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백씨는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혐의와 관련한 핵심 증인으로 꼽혔다. 검찰은 재선씨가 사건 당시인 2012년까지 조울병 진단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고, 이 지사 측은 2002년 이미 조증약을 복용했다고 맞선다. 백씨의 진술에 따라 한쪽의 주장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앞뒤 안 맞는 진술에 재판부 "그게 말이 되느냐"
이날 백씨는 "2002년 재선씨와 통화를 했는데 잠을 잘 못잔다고 해 아내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건넸다"라고 진술했다.
이는 이 지사 측이 지난 공판에서 공개한 백씨와 재선씨 사이의 통화 녹음 파일과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당시 통화에서 재선씨는 "옛날에 부부끼리 밥을 먹고 나올 때 백 선생님이 내게 약을 줘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조증약'이라고 했다. 이걸 내게 왜 줬느냐"라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백씨는 "글이 너무 날아다니고 그래서 그랬다"고 답했다. 조증약을 건넸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이 녹음 파일을 들려주며 이 목소리가 본인이 맞는지 물었다. 하지만 백씨는 "(통화 사실이)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부인했다. 변호인이 재차 추궁한 끝에 "내 목소리가 맞는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또 재선씨에게 수면제가 아니라 조증약이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선 "조증약이 아니라고 해도 재선씨가 믿지 않아 원하는 말을 하면 진정이 될 것 같아 그랬다"라고 답했다.
이 대목에서 재판부는 "(이재선씨 마음을 풀기위해) 주지도 않은 약을 주었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재선씨 스스로 처방받도록 하지 않고 굳이 부부동반 식사 자리에 약을 가져가 건넨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백씨는 "잠을 못 잔다고 해 준비한 것이다. 통상 지인들에게 약을 줄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모른다" "일부러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