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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달다방 친구들의 다섯 번째 편지] 이음동 건축기금 마련 프로젝트

등록 2019.04.29 08:26수정 2019.04.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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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달다방에서 열린 효니 프로젝트 영화 상영회. 프로젝트 주관자들과 참여자들이 발달장애인의 사회 참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왼쪽부터 전진호, 김종옥, 김수정, 지석연, 이상엽(호칭 생략).
삼달다방에서 열린 효니 프로젝트 영화 상영회. 프로젝트 주관자들과 참여자들이 발달장애인의 사회 참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왼쪽부터 전진호, 김종옥, 김수정, 지석연, 이상엽(호칭 생략).김주연

1. 공간: 제주 삼달다방을 찾아가다

2017년 서울의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기획으로 '효니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효니프로젝트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단 한 번이라도 맘 편히 비행기를 탈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네 명의 엄마들로부터 시작하여, 187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2박 3일간 다양한 사회적 지원과 공감을 얻으며 이뤄진 발달장애인들의 가족 여행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시민, 자원활동자, 서울시와 제주시, 아시아나 항공, 폭스바겐의 지원과 언론의 보도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에 나는 정말 적은 보탬으로 일정에 도움이 되드리고자 발달장애인의 여행을 위한 '활동분석'과 '감각친화적 여행' 자문을 해 드렸고, 제주도라는 지역과 장애, 여행이라는 주제라면 전진호, 이상엽 두 사람의 활동가가 떠올라 추천을 드렸다. 그 때 기획자들은 "다들 그 분들을 추천하시더라구요." 역시~! 추천한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삼달지기 이상엽과 부인 박옥순 활동가. 나는 이 두사람을 참 좋아한다. 20여년 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통해 먼저 박옥순 간사를 알게 되었고 그 열정에 반했다. 그리고 연구소에서 어떤 행사를 진행하면서 상엽이 형과 호형호제(?) 하면서 일을 함께 했는데, 그 때의 인상은 '일 참 잘하는데 잘 하는 티 안내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남아있다. 

이상엽 형을 추천한 이유 중 하나는 어려운 상황이 있어도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 때문이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보다 평범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지원이 필요하다.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인 발달장애인들의 감각이 무던하기 위해서는 민감한 시간조정과 환경자극의 조절이 필요하다. 상엽형의 네트워크나 일하는 능력에 대해 믿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추측하기로는 상엽이 형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을 더 잘하고 집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해 11월, 삼달다방에서 효니프로젝트 영화 상영회를 했고 나는 처음 삼달다방을 찾아갔다. 상영회에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효니씨 본인이 함께했고, 효니씨 개인을 서로 도우면서 여행한 작은 시도를 발달장애인과 가족이라는 큰 사회적 프로젝트로 확장 기획하고 실행한 부모연대 지회장님들이 함께 방문했다.

직업인으로 일하면서 발달장애인을 만나온 나에게 삼달다방이라는 공간의 첫 인상은 민감한 감각의 자극이 덜하도록 잘 조절된 장치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감각이 예민한 발달장애인에게 친숙할 수 있는 '감각 친화적' 공간이라는 인상으로 다가왔다.
 
 삼달공간은 세밀하고 다양하고 감각적으로 친화적이다
삼달공간은 세밀하고 다양하고 감각적으로 친화적이다지석연

각 건물 안팎의 색깔과 천장, 책상, 책꽂이, 턱의 높이와 시선을 둘 수 있는 창의 각도가 다양했고 전등도 간접조명이 많고 다양했다. 의자와 책상 종류도 다양했다. 다양함은 자극이 많아 산만한 다양함이 아니라 세심하고 민감하게 조정한 다양함이었다. 시각 청각 위치감각 거리감각의 친화도와 안정감이 좋다고 평가하고 싶었다.


이 날, 효니씨는 공연과 토크쇼 이후 인사하는 시간에 마이크를 잡고 가요를 부르고 '할아버지의 시계' 동요를 불렀다. 효니씨를 처음 만났을 때 형광등에 눈부셔하며 고개를 숙이고 엄마와 떨어지기 어렵고, 힘들어하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 효니씨가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영화관람과 노래공연을 본 뒤 예상치 않게 노래를 했다는 사실은 나에게 또하나의 큰 놀라움과 깨달음이었다.
 
"발달장애인들의 생활은 규칙적이고 균형있는 일과와 놀이 참여가 꾸준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서로 더 너그럽고 존중한 관계를 형성한다. 발달장애가 아닌 사람에게도 이 원칙은 공통된다. 생활이 고립되고 경험이 빈곤해지면 발달장애인의 감각이 더 예민해지고 감정변화가 급격해져 서로에게 곤란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 역시, 발달장애가 아닌 사람에게도 공통된 원칙이다. 누구에게나 고립과 빈곤과 생활경험 박탈은 건강을 나빠지게 한다."

2. 사람: 삼달지기 이상엽을 좀 더 알다

오래전부터 보육원 아이들을 돌보고 장애인 인권 활동을 하면서 직장인으로서도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던 이상엽. 그는 몇년 전 희귀난치질환 진단을 받고 직장생활을 은퇴했다. 그리고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며 제주에서 장애인도 여행할 수 있는 곳, 인권 관련 활동가들이 휴식하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삼달다방이라는 공간을 직접 지었다. 이 이야기나 개인의 생각에 대해서는 tvN의 리틀빅히어로 4월 1일 방송을 통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삼달다방과 방송을 통해서 본 이상엽 삼달지기는 그냥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좋은 형을 넘어서서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없애거나 고려하는 공간 전문가, 여러 장애 유형의 사람들이 다들 편안할 수 있는 장애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첫 방문 이후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삼달다방으로 엠티를 갔다. 공간은 우리들에게도 편안했고, 삼달지기와 만나는 시간은 편안하고 든든했다. 직장 동료 중에는 뇌성마비와 자폐성장애가 있는 청년 D씨가 있다(본인의 요청으로 D씨라고 하였다). 그에게는 늘 엄마같고 누나같은 동료들과 자기를 오래 만나온 선생님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좋은 면도 있지만, 사회적 관계는 긴장하거나 부담스러운 때도 있어 보인다.
 
 삼달에 간 시소 동료들 - 배움과 쉼을 나누고 누렸다
삼달에 간 시소 동료들 - 배움과 쉼을 나누고 누렸다지석연

그런데, 삼달지기와는 첫 만남부터 금방 친숙해지고 좋아하고 산책할 때 나란히 걷고, 삼달지기가 있으니 오름도 오르고 내린다. 동료로서나 오래 만나온 치료사로서 권유하면 거절할 일들을 삼달지기와는 시도한다. 그리고 주고 받는 대화의 양과 질이 아주 풍부해진다. 어머, 질투가 날만큼.  

그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니, 삼달지기는 편견이 없고 D가 말하는 자동차 주제에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무심하게 감탄하며 대화를 함께 하며 내용과 감정이 풍요롭다. 어라, 이상엽 형님은 여러 사람들과 참 잘 소통하네? 사실, 장애 유형이 다르면 서로 고립되어 만남이 드문 때문에 서로의 장애를 잘 모르고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삼달지기는 장애와 상관없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또 사람을 배우게 한다. 

삼달지기가 편안한 것은 효니씨나 D씨만이 아니었고, 장애 비장애인과 관련도 없었다. 삼달지기는 우리들과도 배움을 나누었다. 나와 동료들은 작업치료사가 대다수다. 장애가 있는 사람의 일상생활 활동참여를 담당하는 재활보건직종인이다. 삶의 건강에 직업의 목적을 둔다고 하지만 치료사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직업적 관계로만 만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삼달지기가 보여주는 다양한 실천과 공간구성은 우리들의 감수성을 더 확장해 주었다. 삼달다방에서 보낸 시간은 나와 동료들에게 쉼과 배움을 누리게 해 주었다. 

3. 활동: 장애-비장애, 아이-청년, 한국-일본의 만남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발달의 어려움이 있거나 다양한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생활캠프를 해왔다. 생활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은 활동기술과 관계를 배운다. 같이 먹고 놀고 자고 살며 성장하고 존중하고 벌칙 아닌 규칙을 이해해간다. 그리고 몇일을 함께 지내면서 치료사나 교사도 시행착오를 겪고 배운다. 이 시간은 장애를 문제로 집중하지 않고, 생활이 가능해지는 성장에 중점을 둔다. 

20년쯤 전 나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특별양호노인홈에서 1년간 해외자원활동자로 지내면서 오키나와 어르신들과 지냈다.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하는 장애가 있는 어르신들 덕에 오키나와 사투리를 먼저 배웠다. 그 어르신들도 한국인 활동자의 영향을 받으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주고받는 영향은 활동을 통해 일어난다. 그래서 청년기의 다양한 활동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중장기 자원활동이나 자원활동 워크캠프를 지원하고 격려하고 있다.

어느 해 우리는 생활캠프를 일본의 청년 NPO good! 이라는 단체의 청년워크캠프와 한일협동으로 진행했다. 한국인 치료사나 교사만이 아니라, 일본 청년들과 발달이 다양한 한국 아이들과의 생활캠프는 대단히 좋았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일본어를 더 빨리 배웠고, 언어로 소통되지 않기 때문에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캠프파이어를 위해 일본 청년들은 한국아이들을 위해 몸짓을 더 많이 하면서 동화 '커다란 순무' 공연을 해 주었고 말과 노래와 몸짓을 섞어 멋진 캠프파이어를 했다. 

캠프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가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고, 가까이 가면 공격을 하기도 해서 다른 아이들이 떨어져 있거나 자기가 나무 위에 올라가서 혼자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캠프 파이어를 하고 난 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혹시 다른 사람을 공격할까 염려하며 아이를 따라 같이 빠르게 뛰었는데, 같이 뛰고 보니 캠프 파이어에서 연극과 노래로 공연을 한 일본 청년들을 한 명 한 명에게 달려가 안아주는 것이었다.
 
 한일 청년-아동 워크캠프와 발달장애 학생의 소감. 일본 민요의 도코이쇼라는 가사를 ‘토크쇼’라고 들은대로 쓰며 여운을 전했다.
한일 청년-아동 워크캠프와 발달장애 학생의 소감. 일본 민요의 도코이쇼라는 가사를 ‘토크쇼’라고 들은대로 쓰며 여운을 전했다.지석연
 
일본 청년들은 그 때 일본의 유명한 민요 소란부시를 부르고 춤을 가르쳐주었다. 소란부시는 소란소란~과 도코이쇼 도코이쇼라는 가사를 반복하는 뱃노래같은 노동요다. 아이는 그 가사를 제대로는 아니지만  "소란 소란 소란 소란~ 토크쇼 토크쇼 토크쇼" 흥겹게 부르고 일기에도 썼다. 그 아이에 대한 우리 치료사들의 생각이 깨졌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많고 선입견으로 제한했으며, 생활과 교류는 더 확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일본 청년들도 캠프로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했다. 스탭으로 온 일본청년은 자기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에 부모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일본의 NGO에서 하는 청년 활동과 워크캠프 단체에 참여를 하게 했고, 그 때부터 다른 사람과 같이 땀흘리며 일하고 배우는 가치를 알게 해 준 NGO 활동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캠프에서 만난 몇몇 청소년들에게서 자기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자기 속도로, 자기가 잘 하는 것을 발견하고 격려받으며 살 수 있게 믿어주는 어른이 있어서 지금처럼 다른 청년들의 활동을 돕는 일을 하게 된 자기 이야기를 일부러 해 주었다. 그 말은 캠프를 하는 우리에게 어른이 되어 달라는 말로 들려서 묵직했다. 

또 한 일본청년은 원래 유치원 교사였는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힘들게 교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이후 다른 직업을 갖다가 장애아동과 함께 하는 워크캠프라고 해서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다고 했다. 캠프 후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배우면서 다시 유치원 교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 마음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다양한 만남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 만남은 언어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만남을 이어준 것은 놀이였고, 일이었고, 배움이었고, 여가였고, 휴식이었고, 공연이었고, 일과였고, 활동이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으로 나는 어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 한일 워크캠프를 지속할 수 있는 어른으로는 아직 역부족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4. 이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람과 공간을 삼달에 기대하다

이 글을 쓰며 고민을 했다. 혹시 너무 전문적인 언어가 될까,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까. 그래도 잠시 재활분야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로서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보면, 늘 지어지는 결론은 '협력하는 건강 전문가'들이 많아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협력하지 않아 고립되고 시설화 되는 현장을 학교, 복지관, 병원, 보호센터, 요양기관에서 목도한다. 때로는 장애를 치료해서 낫게 되는 병으로 여기며 그 장애를 없애기 위해 평생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를 직간접적으로 보기도 하고, 실제로 그런 구도로 의료의 제도가 방향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회복하기 위해' 병원에서 치료를 한다고 법률이 말하고 있다. 악순환이다. 

목격하는 문제는 너무나 많다. 문제를 중심으로 보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손상 유형별로 서로 반목하기도 하고, 보호자나 부모 중에는 유리함만을 찾아 상대적으로 장애가 중한 사람을 배제하기도 하며, 장애 속에서 장애는 이중으로 고립되는 경우도 있다. 장애는 개인의 손상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사회적 배제나 분리, 무리와 과로로 이차 삼차적인 신체, 정신장애 또는 질병이 생기며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이상엽 삼달지기를 가만히 지켜보니, 그런 장애와 문제가 악순환과 이삼차 문제화를 거꾸로 돌리고 살고 있다. 본인의 사고로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공감을 하게 되고, 난치병을 만난 뒤에 그러니 더욱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자 삼달다방을 짓고, 휠체어 리프트 자동차를 모금하고자 뜻을 모으고 장애가 있건 없건 여행하고 휴식하며 선순환을 하려 한다. 

거기에 더해 장애인 자립센터 이음 이규식 센터장이 전재산 탁 털어 부탁한 '장애인 한달살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말에 삼달다방에 또다시 '이음동'을 짓고 있다. 이 이음동이 만들어진다면, 또 얼마나 좋은 선순환이 많아질까. 

서로 고립되고 만남이 없고 반목하면 서로에게 곤란한 행동을 하며 서로에게 나쁜 존재가 된다. 경험해 보니 한국인으로 일본의 노인, 청년을 만나서 나는 더 성숙한 인간이 되었다. 장애가 있는 사람과 가족들을 만나 더 배우는 기회를 얻었다. 

삼달공간에서도 삼달지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존재가 되고, 사람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더 좋은 존재가 되게 한다. 웰빙이다. '협력하는 건강한 웰빙'이 될 조건이 풍부하다. 이 공간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은 더 건강해지고, 더 협력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삼달지기를 통해 삼달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서로 만나고 교류하며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 질 수 있는 다양한 존재들을 상상해 보게 되었다. 

그만큼 삼달지기에게는 무심한듯 예민하고, 평등하고자 다양한 차이를 고민하고, 평범한 듯 비범한 면이 있다. 그런 면이 삼달 공간에 반영되어 있다. 이 터전은 다양한 사람들이 놀이, 예술, 일과, 쉼, 여가를 보내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적절하게 교류하는 느슨하고 관대한 약속을 만들면서 다른 사회와 연결하는 에너지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는 장애인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나는, 좋은 만남과 쉼과 여유는 교사나 치료사, 복지사 등의 직업인들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좋은 쉼과 여유는 삶을 더 좋은 활동으로 채우며, 좋은 활동은 더 건강한 삶으로 연결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 터로써 삼달을 활용하고 교류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서로를 웰빙하게 하는 좋은 공간과 지킴이로 삼달과 삼달지기를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동료들에게 앞으로 이 삼달을 활용하기 위해, 지금 삼달의 '이음동'을 짓는 일에 함께 동참해 주기를 제안하고 부탁한다. 이음동을 함께 짓자고. 그런 뒤, 만남과 휴식과 워크숍과 공연 등을 위해 잘 사용하자고.

개인적으로는, 이 삼달 공간에 발달장애 아동청소년과 한일청년들이 안전하면서도 고생스러운 생활캠프, 워크캠프를 하고싶다.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러기에 이 공간과 공간 주인이 참 좋은 조건이 많다.

[관련기사]
'키다리 아저씨'가 내민 요청... 거절할 수 없었다 ☞ http://omn.kr/1i5jp
무사히 할머니 되고픈 언니들, 휠체어 타고 제주 여행 ☞ http://omn.kr/1ief3
우리는 세상의 옥탑 탈출을 꿈꾸고 있다 ☞ http://omn.kr/1ifsg
'무심'이란 이름값 하며 사는 사람, 이상엽 ☞ http://omn.kr/1inuz

모두가 머물 수 있는 삼달다방 '이음'동 건축기금 모금

삼달다방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사람 여행의 공간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람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지향하며 삼달다방은 공간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건강함과 사람과 문화를 중심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며 인연이 된 수많은 사람, 또 앞으로 새로이 인연이 될 사람을 만나는 사람 여행 공간을 꿈꾸며 삼달다방지기, 저 이상엽은 제주 서귀포의 성산읍 삼달리에 삼달다방을 만들었습니다. 

방 4개, 부엌 하나짜리의 아늑한 삼달다방이 만들어지고 얼마 후인 작년 가을, 제주를 좋아하는 친구 이규식이 삼달다방을 찾았습니다. 장애가 있는 그는 탈 시설한 사람이었고, 장애인의 권리와 인권향상에 몸을 던져 살아온 이였습니다. 저는 늘 진정성 있는 이규식의 삶을 좋아했습니다. 그가 대뜸 계좌번호를 불러 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후 집 마련을 위해 귀하게 모은 청약통장을 해지했다며, 삼달다방 계좌로 송금해주었습니다. 이유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제주에서 좀 길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귀한 돈이란 생각과 함께, 이규식의 진한 소망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이규식을 비롯해 장애를 가진 또 다른 이들의 비슷한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잠시 고민했습니다. 삼달다방은 직장생활 퇴직금과 살던 집을 팔아 이제 막 지은 공간이었습니다. 곧바로 다시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머리를 털고 결정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공익활동가들이 편안히 한 달여 장기 휴식할 공간이 제주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 장애인과 비장애인 공익활동가들이 긴 시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다시 만들어 보자.' 일단 대출의 힘을 빌려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인건비를 줄여보고자 직접 노동을 하고, 자재를 실어 나르고, 같은 마을 친구들, 철수와 목수, 용기, 병선의 도움을 받고, 매일 밥을 직접 지어 따뜻한 점심을 나누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여러분! 삼달다방에 장애인과 공익적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한 달살이 집을 짓고 싶습니다. 사람의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제주에서 긴 시간 자연을 느끼고, 문화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고 싶습니다. 삼달다방의 노랑차(장애인도 이용하는 리프트 카)를 살 때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한 지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이 마음을 계속 불편합니다.  공사를 처음 시작할 지난가을, 손을 내밀고 싶었지만 주저되는 마음에 선뜻 말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용기를 내어 삼달다방의 <이음동> 건축기금 모금을 청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사람답게 머물고 쉴 수 있는 공간인 <이음>을 만드는 데 여러분의 마음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이음'은 처음 이 고민을 시작하게 한 친구 이규식이 직접 새로이 만들어질 집에 지어준 이름입니다.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잇는다는 탈시설 운동의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이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사람답게 머물고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음'을 함께 만들어주실 것을 한 분 한 분께 부탁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잇는 여행자 문화공간, 제주와 육지를 잇는 소통공간, 제주의 자연과 사람이 이어지는 

삼달다방이고 싶습니다. 사람을 향한 작은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잘 모여서, 좋은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살이 공간을 함께 만들면 좋겠습니다. 삼달다방이 사람을 만나는 사람 여행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 길에 길동무가 되어주시길 청합니다.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는 봄날 삼달리에서 
삼달다방지기 이상엽 올림

※ 주소와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작은 마음의 선물 전하겠습니다. 모금참여자 링크 잠시 시간내어주세요 ☞ https://forms.gle/DdEQjHBxh6L43HCM6
덧붙이는 글 글쓴이 지석연은 작업으로 사람을 만나는 활동가(시소감각통합상담연구소)입니다.
#삼달다방 #이상엽 #삼달지기 #이음동 #워크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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