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흉상(서울시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소재)문래근린공원은 본래 6관구 사령부, 수도군단 등 군대가 주둔했던 지역으로 1961년 5?16군사쿠데타를 일으켰을 당시 박정희는 이곳 벙커에서 쿠데타를 지휘했다. 박정희 흉상은 현재 철거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하성환
박정희 18년 독재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희대의 살인마 전두환 집권 7년 동안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80년대 경제성장을 전두환과 삼성, 현대 등 재벌 기업인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역설한다면 이에 동의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문스럽다. 박정희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을 가져온 전두환 5공 시절을 생각하며 전두환을 마음으로부터 숭모하는 이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 아마도 전두환 고향인 합천에 있는 '새천년 생명의 숲'을 전두환 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앞장서 바꾼 지자체 정치인들이나 추종할 듯싶다.
우리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북쪽 인민들이 까무러칠 정도로 슬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연출된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건 모두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세뇌된 교육의 부산물일 뿐이다. 마치 박정희 장례식 날 슬피 울던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과 같은 논리이다. 역사정의가 무너진 곳에 불의한 권력은 교육과 문화를 권력의 도구로 마구 남용했다. 한쪽에선 '민족의 태양'이니 '위대한 수령'이니 '태양절'이 튀어나오고 반대쪽에선 '세기의 태양'(성북동 비둘기의 김광섭), '고마우신 대통령'(나그네의 박목월), '이순신과 세종대왕을 합친 위인'(가고파의 이은상)으로 독재자를 찬양하는 문구가 남북을 화려하게 휘감았다.
오늘날 금융권과 공기업, 그리고 민간기업 채용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수십 년 묵은 관행의 끝물일 것이다. 역사정의가 무너진 곳에 불의가 싹트고 무성한 그곳에 한국사회 미래는 없다. 박근혜 정권 시절까지 한국사회 부패인식지수는 40-50위권을 맴도는 부패국가로 분류되었다. 이제 촛불 시민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 2년이 지났다. 대한민국 사회가 크게 융성하기 위해선 투명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 길은 단순하다.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자행된 불의와 비리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하거나 정치적 계산을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촛불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귀착될 것이다. 촛불 정부의 실패는 수십 년 역사를 후퇴시키는 퇴행이다. 그것은 한국사회가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발돋움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결과를 자초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피할 길 없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