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세계 아미들이 '5.18' 알게 된 현실 놀랍다"

[현장] '피스트레인' 기조대담에 참석해 '대중음악 전용 40층 건물' 계획 언급

등록 2019.06.05 14:11수정 2019.06.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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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 국제 콘퍼런스에서 'DMZ와 문화정치의 영향들'을 주제로한 키노트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과 영국 음악평론가 스테판 버드.
5일 오전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 국제 콘퍼런스에서 'DMZ와 문화정치의 영향들'을 주제로한 키노트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과 영국 음악평론가 스테판 버드.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이돌그룹 BTS 신드롬과 관련해 "현란한 몸짓보다는 가사나 메시지가 우리 시대에 공감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2019 서울'(이하 '피스트레인') 첫날인 5일 오전 기조 대담에 참석해 영국의 음악평론가 스테판 버드(아프리카 익스프레스 조직위원)와 'BTS 현상'과 한반도 평화, 영국 브렉시트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피스트레인'은 '음악을 통해 국가와 정치, 경제, 이념을 초월해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로 철원 북한노동당사 등에서 펼쳐지는 음악 축제다. 박 시장은 "작년 행사장에 가봤는데 엄혹한 현실을 녹여낼 수 있는 것은 문화와 예술의 힘이 아닐까? 음악과 현실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버드가 BTS의 영국 웸블리구장 공연을 언급하며 "이틀 동안 16만 명이 표를 샀다. 어떻게 보면 한국 문화의 승리"라고 말하자 박 시장은 "BTS의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을 보면 핵심은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아니냐? 세상에 많은 도전 과제, 절망의 현실이 있지만 결론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존감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은 BTS의 2015년 발표곡 'Ma City' 중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가사가 소개된 사실을 언급했다.

"놀랍게도 '062-518'이라는 가사가 들어가는 노래가 있죠? 광주의 지역 전화번호와 5.18을 연결한 것이다. 전 세계 아미들(BTS 팬클럽의 통칭)이 그 노래를 다 외우고 있다는 거예요. (중략) 대중가수가, 전 세계에 팬클럽 가진 가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호수가 되는 사건을, 민주주의라는 보편적인 문제의식을 가사에 녹여낸 것이다."

스테판 버드는 "BTS 노래에 그런 숫자가 있는 줄, 정치적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영국 브라이튼에서 케이팝 공연을 하는데 절반이 영국 사람이었다"고 현지의 케이팝 열풍을 소개했다.


"케이팝 공연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만큼 몰리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이 다른 언어(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은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 사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 시장이 "BTS가 덜 유명할 때부터 세계적 가수가 될 줄 알고 서울시의 관광 홍보대사로 모셨다"고 하자 버드 씨는 "저도 거기에 투자했다면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박 시장이 "남북 대치 상황이 서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디스카운트인데, 평양에 서울시교향악단과의 공동연주를 제안했다"고 하자 버드 씨도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화다. 같이 음악 공연을 하면 서로 싸울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버드가 자국의 브렉시트 논란과 관련해 "끔찍한 실수라고 생각한다. 영국 정치가 굉장히 분열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하자 박 시장은 "국민들의 다양한 견해와 논쟁을 국회로 끌어들여서 더 깊이 논의하고, 상생 정치를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개탄했다. 

이어 박 시장은 기조 대담의 사회를 맡은 이동연 조직위원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게 "정치인들이 남남갈등 해소를 못 하니 이 교수 같은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다. 다음 행사에는 국회의원들도 많이 초청하시라. 이 자리에서까지 막말하겠느냐?"고 한마디 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이미 세계적인 음악도시가 됐다"며 도봉구 창동에 2만 명 수용 규모의 대형 공연장을 짓고, 음악산업 관계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40층 규모의 대중음악 전용 건물을 지을 계획을 시사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대중음악 전용 건물'은 2024년 1월 문을 열 서울아레나의 부속 시설로서 서울시는 세부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대담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로 인해 불참했다.
#박원순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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