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서 해충 잡아먹는 '집박쥐'를 아시나요?

등록 2019.06.21 08:57수정 2019.06.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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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서까래나 벽 틈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박쥐가 있다. 동굴 박쥐와는 다른 '집박쥐'다. 몸무게 7~9g의 집박쥐는 매일 많게는 자기 몸무게의 절반 정도의 해충을 잡아먹는다. 사람과 함께 공존한다면 친환경 농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집박쥐'의 생태 특성을 관찰하면서 녹색 환경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행사가 열린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충남연구원과 함께 22일부터 23일까지 충남 청양군 물여울농촌체험장에서 '집박쥐와 함께 하는 녹색환경 만들기'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a  박쥐와 함께하는 녹색환경 만들기 포스터

박쥐와 함께하는 녹색환경 만들기 포스터 ⓒ 환경부

지역주민, 초중고학생 등 사전에 신청한 10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박쥐의 생태적 가치를 이해하고, 박쥐집(Bat Box)을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또 초음파 탐지기를 활용한 박쥐의 야간 활동을 관찰할 수 있다.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집박쥐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다. 동굴에서 살아가는 박쥐와 달리 집박쥐는 한옥의 서까래나 벽 틈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주거성(house dwelling) 박쥐인데, 사람의 주거공간에서 살며 해충 포식자로 역할을 해왔으나 주거환경의 변화로 서식지를 잃었다.

이번 행사 참여자는 자기가 직접 만든 박쥐집을 농경지 주변에 설치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농경지 내 서식하는 박쥐는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농약을 적게 쓰는 친환경 농업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게 국립생태원의 설명이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10개월간 삼척, 문경, 안성, 함평, 제주 지역에서 긴날개박쥐, 관박쥐, 큰발윗수염박쥐, 집박쥐 등 4종을 대상으로 '식충성 박쥐의 생태연구'를 수행한 결과, 몸무게 7~9g의 집박쥐가 매일 밤 1~3g 정도의 해충(모기 약 3000마리)을 먹는 것을 확인했다.

집박쥐는 벼해충으로 알려진 멸강나방 속(멸강나방), 이화명나방 속(혹명나방), 멸구 속(흰등멸구) 등의 해충도 잡아먹는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행사는 식충성 박쥐의 생태 특성을 활용하여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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