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는 없다' 조국 "더 많이 질책해달라, 꾸짖어달라"

딸 관련 의혹에 "질책 충분히 알고 감수하겠다... 부정입학은 명백히 가짜뉴스"

등록 2019.08.21 11:23수정 2019.08.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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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희훈
 
딸 문제로 지명 철회 청원까지 등장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앞에 모인 취재진은 조 후보자에게 첫 질문으로 딸을 둘러싼 논란을 물었다.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시절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십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실린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개인 장학금을 6차례나 받는 등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전 9시 49분, 직접 자동차를 몰고 출근한 조 후보자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준비해온 발언을 쏟아냈다. 메시지의 핵심은 딸이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희훈
 
"장관 후보자로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비판과 검증, 겸허히 받아들인다. 특히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도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지 않고 국민들의 질책을 받고 또 받겠다. 더 많이 질책해주십시오. 저와 제 주변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 더 많이 꾸짖어주십시오. 깊이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 앞으로도 정당한 비판과 검증은 아무리 혹독해도 달게 받겠다. 상세한 답변 필요한 모든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청문회에서 정확히 밝히겠다."

여론은 이미 나빠졌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쿠키뉴스> 의뢰로 8월 17~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에게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적합한 인물이냐'고 물은 결과는 긍정 41.7%-부정 46.4%(오차범위 ±3.1%p)였다. 지난 13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오차범위 ±4.4%p)에서 긍정(49.1%) 의견이 부정(43.7%)보다 높았던 것과 정반대다(관련 기사 : 법무부 장관 조국 지명, "잘했다 49.1%" - "잘못했다 43.7%").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조국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부족한 점 들여다보지 못해...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에서 기자들 사이를  지나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에서 기자들 사이를 지나 출근하고 있다.이희훈
 
하지만 조 후보자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딸 문제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함과 동시에 허위사실 유포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딸이 문제 논문 때문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두고 "선친의 묘소까지 찾아가서 비석사진을 찍어 손자, 손녀 등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지금껏 저와 제 가족의 부족한 점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못한 채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 개혁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번 과정을 성찰의 기회로 삼아 긍정적 사회개혁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딸 문제로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특혜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질책을 충분히 알고 있고 감수하겠다, 따갑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그는 교수시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사회문제 관련 의견을 가감없이 밝혔다. 하지만 딸 문제가 불거지자 교수사회의 논문부정이나 정유라 부정입학 의혹을 비판했던 과거 행보와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국회에서 답변드리겠다"고만 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희훈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사퇴 시위를 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사퇴 시위를 하고 있다 이희훈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앞에는 보수단체도 등장했다. 자유연대, 역사두길포럼, 자유민주국민연합 등 회원 10여 명은 '위선자 조국 가면을 벗어라!', '조국일가 검찰수사'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조 후보자를 기다렸다. 이들은 경찰에 막힌 채로 건물 바깥 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이 카스트(신분제)를 만들고 있다"라며 후보자에서 물러나고, 검찰이 그를 수사해야 한다고 외쳤다.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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