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아이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한다. 그 호기심에 어른들은 올바른 답을해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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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하는 질문에 어른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거나 몹쓸 표현을 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질문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할 것이고 이 경험은 성장하는 동안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일부 표현이 문제라고 생각해 책을 볼 수 있는 기회마저 막는다면 아이들은 계속해서 음지의 성교육으로 올바른 성인지를 키워나갈 수 없다. 그리고 이건 현실이기도 하다.
얼마 전 지인의 큰아이 이야기를 들었다. 지인의 첫째는 우리 큰 아이와 동갑. 둘 다 남자 아이지만 지인의 아이는 남자 중학교에 다니고, 내 아이는 남녀공학에 다닌다. 어느 날 지인의 큰아이가 학교에서 '야동을 봤다'라고 한다. 그것도 교실에서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지인은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봤을 텐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하였다.
나도 걱정이 되었다. 남자 아이들만 있는 공간에서 은밀하게 보는 동영상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올바른 성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무분별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잘못된 방식으로 성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이는 왜곡된 성인식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현실을 계속 두고만 볼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에 대한 질문,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가르쳐줄 의무
둘째, 이 책은 성교를 가르치는 그림책이 아니라는 거다. 이른바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에 관한 과정을 담은 책이라는 점이다. 사랑하는 부부가 '신나고 멋진 일'을 통해 정자와 난자가 만나고, 임신이 되어 출산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알려주는 책이라는 점이다. 많은 아이들이 흔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라고 물을 때, 언제까지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웃으며 이야기할 것인지.
이 책이 이처럼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슈가 된 것은 우리나라 성교육이 얼마나 현실적이지 못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책 <늘 그랬듯 길을 찾을 것이다>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서 중요한 건 일반화 자체가 아니라 성급함에 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책 전체의 내용보다 한두 페이지에 나와있는 문구에 비중을 두어 선정적인 책이라 하는 것은 어른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성급함의 오류이지 않을까.
아이들은 호기심이 생기면 질문한다. 그 호기심을 잘못된 것이라 꾸짖기 전에 올바른 답을 해줄 의무가 어른들에겐 있다. 기성세대는 늦었지만, 아이들은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성교육을 통한 올바른 성인지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부터 자연스럽게 성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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