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로즈 와일리(Rose Wylie)> 전 전경. 커다란 캔버스에 그려진 연작이 전시장을 압도한다.
조유리
1. 크다
절대, 사이즈가 작은 작품의 예술성을 폄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키보다 큰 작품을 그린다는 것이 화가의 신체에 어떤 부담을 줄지, 게다가 커다란 캔버스 두 개 이상을 이어 붙여 작품을 완성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심적 책임감을 동반할지 감상자로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기에, 그녀의 작품 사이즈에 놀라움을 표할 수 밖에 없다.
2. 자유롭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커다란 캔버스 두세 개에 걸쳐 거침없이 뻗어 나간 붓질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 화가의 감정이 느껴진다. 화가는 분명 큰 캔버스를 놀이터 삼아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 집중했을 것이며 캔버스 한 개만으로는 모자란다는 감정으로 또 이어 붙이고, 또 이어 붙이기를 계속했을 듯하다. 그만큼 화가는 캔버스 위에서 살아있음을 느꼈으며 그 생동감은 작품을 통해 여실히 전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