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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 "힘내라 미얀마", 손수 모은 후원금 전달도

11일 창원역 광장서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마산삼계중 학생들도 함께 참여

등록 2021.07.11 16:31수정 2021.07.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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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사진은 성금 전달.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사진은 성금 전달. ⓒ 윤성효

 
"밍글라바. 뛰야다 완까바대. ... 미얀마 뇌우 또라예이고 타운칸바데(안녕하세요. ... 우리는 미얀마 봄 혁명을 지지합니다)."

한국 중학생들이 미얀마 청소년들을 위해 이같이 외쳤다. 창원마산 삼계중학교 장서현 학생(2학년)이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에서 발언한 것이다.

김호진 학생(2학년)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일어나"(김광석 곡)를 직접 기타 연주하며 불렀고, 정수빈·임은서·강수진 학생(1학년)은 학교에서 '자유시장'을 열어 마련한 수익금 20만 원을 미얀마 청소년들을 위해 써 달라며 전달했다.

장서현 학생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들은 현재 미얀마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사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며 "도서부에서 진행했던 토론 활동이 미얀마 상황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도서부에서는 '세계 시민이 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독서와 토론을 진행했다"며 "그래서 현재 미얀마 상황에 관해 알게 되었다. 군부가 시위에 참여한 민간인들을 구금하고 고문했다는 것과, 수많은 학생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 또한 접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서현 학생은 "이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고, 조금이나마 미얀마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다가 도서관에서 사흘 동안 진행했던 '자유시장'의 수익금을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후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훌륭한 공연이 아니고 많은 돈은 아니더라도, 이를 통해 미얀마 국민을 응원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여러분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했다.
  
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 윤성효

 
"7월 9일까지 899명 이상 사망"


이날 일요시위는 19번째 열렸다.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가 지난 2월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연대집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묵념부터 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1962년 7월 7일, 양곤대 학생들이 군부의 억압에 저항해 비폭력 저항을 하다 100명 넘게 사망했던 항쟁"부터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 미얀마 청년들은 시위하다 숨진 쩌 윈 학생의 유언'7월 7일을 잊지말자'를 6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펼쳐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지난 9일, 미얀마에서 시민들이 '켓 티(Khet Thi)' 시인을 추모하며 검은색 옷을 입고 벌였던 시위를 설명했다. 켓 티 시인이 당시 죽기 전 "군부는, 머리에 총을 쏘더라도 혁명이 가슴에 있음을 모른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철승 대표는 "지금도 봄혁명을 가슴에 품고 죽어가는 미얀마 민주주의 영웅들을 기억하는 추모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다 같이 묵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와 함께 집회를 진행했다. 신성욱 전 풍물패 '소리바디' 대표가 장구를 치며 공연하기도 했다.

엄혹한 미얀마 상황... "미얀마군의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한 희생자, 900여 명" 

이어 띤띤(한국명 '이승은') 통역사가 지난 1주일 동안 미얀마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얀마에서 쿠데타 후 군경의 총격에 의한 희생자는 7월 9일까지 899명 이상 사망했고, 6578명 이상 체포되었으며, 수배자가 1963명 이상이다"고 했다.

그는 "군경의 야만적인 폭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이번 주에도 마얀마 시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 시위를 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시위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얀마 곳곳에서는 학생들이 '등교 거부투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등 상황을 설명한 그는 "지금 미얀마에서는 누가 했는지 모르는 무기고 폭발 사건이 전국적으로 많아서,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방위대(PDF)도 현지에서 게릴라전투를 시작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전투가 벌어지면 더 걱정이 된다"며 "미얀마의 상황은 힘들고, 계속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제발 더는 희생자가 생기지 않길 기도한다"고 했다.

띤띤 통역사는 "우리도 앞으로 시민방위대와 국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약품, 비상식용품 긴급 모금을 전개할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해 미얀마의 봄혁명을 완수하자"고 했다.

미얀마 이주노동자 묘민우(창원)씨는 "고국 상황이 항상 걱정스럽다. 최근 민주화 시위가 이전보다 좀 가라앉은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미얀마 상황이 절대 나아진 게 아니다"며 "심지어 군경은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무작위로 검열해서 시위 관련한 메시지나 사진이 있으면 체포를 한다"고 했다.

그는 "미얀마 전국 곳곳에서 민주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시민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얻을 때까지 싸울 것이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며 "제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보보(김해)씨가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집회는 마무리됐다.
 
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 윤성효

  
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 윤성효

  
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 윤성효

  
a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1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9차 일요시위’ ⓒ 윤성효

#미얀마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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