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인형들과 함께 찍어준 인형같은 초코의 사진
김주희
우리집 최고의 엄마 껌딱지 초코야, 안녕? 너와 인연을 맺은지 어언 2년이 되어가는구나. 정확히 2019년 10월 27일, 너를 처음 만난 날을 엄마는 너의 생일로 정했단다. 갑작스럽게 계획도 없이 너를 키우게된 엄마는 점점 걱정이 많아지는구나.
지금은 엄마가 집에서 쉬면서 하루종일 너와 함께 생활하지만, 복직을 하거나 집을 자주 비우면 초코 너를 어떻게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엄마, 아빠(남편) 외에 너를 산책시킬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천방지축인 너를 아이들은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걱정이 크단다...
강아지 전문가인 강형욱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엄마는 마치 육아 프로그램을 보듯이 아주 집중하고 본단다.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타인에 대해서 과도하게 짖거나 흥분하는 듯한 모습, 엄마에게만 너무 집착하는 '분리불안'의 모습,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집안 여기저기 조금씩 영역 표시를 하는 모습... 사실 이런 너의 모습들을 엄마가 잘 몰랐을 때는 그냥 넘겼던 일들인데, 이제는 알고 나니 '불편한 진실'이 되어 엄마를 걱정하게 한단다...
지난번 엄마, 아빠와의 산책에서 초코가 얼마나 엄마를 놀라게 했는지 모른단다... 엄마는 그 이후로 산책할 때 더 긴장하고 예의주시한단다... 네가 빠르게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꽤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엄마는 알지만 왜 그런지 사실 궁금하긴 하다... 그날도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간 후, 바로 옆을 지나던 어르신에게 네가 갑자기 다가가 짖는 바람에 어르신이 놀라신 것 같았어... 목줄도 하고 순간적으로 너를 바싹 당겼지만 엄마는 어르신께 사과를 드리며 고개를 연신 숙여도 모자랄 정도로 놀라고 죄송했단다...
그래서 가끔 네가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소리 높여 짖거나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 봐 엄마는 늘 신경을 바싹 쓰는 거야.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서 그것이 많이 힘들단다... 그런 연유로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함께 타거나 하면 불안한 마음에 너를 안고 엘리베이터 한구석에 바짝 붙어서 너에게 사람들이 안 보이게 하기도 하는 거란다...
특히, 최근들어 목줄이나 보호장구를 하지 않은 개가 지나가는 사람을 물어서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거나 목숨을 잃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엄마는 더 조심하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를 단단히 한단다...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가족 주변의 사람들과 친숙하게 구는 초코의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거야... 처음에는 아이의 친구들이 있는 놀이터에 가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다가와도 초코가 그 마음을 읽는 것 같아서 엄마가 이전보다 조금은 편해졌단다...
초코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의 존재감
엄마가 너를 입양한 이후 '미니핀'에 대해서 조금 공부를 해보니, 너와 같은 종들은 워낙 소리에 민감하고 경계심이 강한 편이라고 하는데... 외부인에게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너에 대해, 첫째는 '주인을 지키려는 성향 강해서 그런 것 같다'고도 말하더라... 여하튼 엄마를 지켜주는 것은 고맙지만 부디 엄마의 걱정은 좀 덜어주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