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오염정화작업 등 장기 과제 산적
용산공원 부지를 반환받더라도, 토지 정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용산기지에선 지난 1990년 이후 기름 유출 사고만 80여 건이 넘게 발생했다. 기지를 모두 반환받고 정확한 실태 조사를 벌여야겠지만, 용산기지 내 토양 오염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지난 2020년 용산기지 인근 녹사평역과 캠프킴 부지 주변에 지하수 관측정(관측용 우물)을 설치해 총 65곳의 오염도를 조사했는데, 42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이중 20곳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는데, 기준치의 1423배가 넘는 곳도 있었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더라도 오염 정화 작업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실태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 기간을 예측하긴 어렵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국내에서 이정도 규모의 토지에 대한 정화 작업을 진행한 사례가 없다"면서 "부산 등 다른 지역 사례를 보더라도 정화작업을 마치고 사후 모니터링까지 하게 된다면 기간을 아무리 적게 잡아도 3년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용산기지 반환과 토지정화작업만 따지더라도 공원 내 주택 건설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용산공원 계획 변경에 따른 용산 지역 주민들의 집단 반발도 풀어야 할 난제다.
지상철도 지하화, 이제 걸음마 단계
지상철도를 지하화한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아직은 먼 이야기다. 이 후보는 지하철 1호선 지하화한 땅에 주택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서울 지상철도 지하화는 매번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이슈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보궐선거에서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을 공약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시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 전략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올해 8월까지 진행되는 연구용역에서는 서울 시내 100여km에 달하는 지상 철도의 지하화를 위한 실현과제와 로드맵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구용역이 나오더라도 서울시와 정부 차원의 지하화 계획 수립과 착공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부 임기 중 주택 건설까지 착수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시내 철도를 지하화한 다음에 이 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는 이번 연구 용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지하화 공간 활용 계획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고 매우 장기적인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용산공원과 철도 지하화 등이 단기간에 실행되기 어렵다는 점은 이 후보도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부동산 공약 발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임기 내 가능하냐는 쉽지 않겠지만, (국민들이) 충분히 물량이 공급된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기정부) 임기 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조금 바꿔주시고. 어쨌든 정부 계획에 의해서 물량이 확정적으로 공급된다는 사실이 주택 시장 안정화에 크게 도움 될거라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김혜미 집걱정없는 세상연대 간사는 "용산공원과 지상철도 지하화 등은 차기 정부에서도 약속할 수 없는 먼 미래의 이야기 같다"면서 "3기 신도시 등 현재 개발이 예정된 곳에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현실적으로 임기 내 실현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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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와 지상철도 부지 주택 건설?... 들뜨지 말고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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