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A고등학교가 최근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2022학년도 2학년 1학기 방과후학교 운영 및 신청 안내’ 가정통신문.
제보자
이처럼 A고등학교가 '4강좌 한 묶음' 강좌를 강요하자 이 학교 학생들이 피해와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같은 묶음 식 강좌 강요는 올해 처음 벌어졌다.
ㄱ학생은 "방과후학교를 못하겠다고 했더니 수강을 강요하는 상담을 수차례 받으라 했고 결국 4강좌를 신청하게 됐다"면서 "개인 일정상 강좌 2개만 듣고 2번의 강좌는 듣지도 못하고 돈을 내게 생겼다"고 털어놨다.
ㄴ학생도 "강좌 2개를 신청하고 싶다고 했는데도 꼭 4번을 하라고 강요받았다"면서 "그래서 모두 듣기 싫은데도 4개 강좌를 모두 신청했다"고 말했다. ㄷ학생도 "우리 학교 학생들이 무조건적인 강요를 받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이 학교의 방과후학교 강사는 대부분 이 학교 교사들이다. 지난해 방과후학교 고지서(3~5월분)를 봤더니 2학년의 경우 1강좌를 들을 경우 최대 1만4840원을 내야하는 반면, 2강좌는 2만9680원, 3강좌는 4만4520원, 4강좌는 5만7240원이었다.
순천지역에서 한 학생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고교생은 "학교가 학생들의 방과후학교 선택권을 무시하고 4강좌 모두를 강요하는 것은 식당에서 값비싼 세트 메뉴만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는 전남교육청의 방과후학교 지침 위반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나서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남교육청은 '2022 전남 방과후학교 가이드라인'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하며 강제 참여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당에서 값비싼 세트 메뉴만 사 먹으라는 꼴"... 학교 "학력 증진 의도"
이에 대해 A고등학교 교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 학교는 방과후학교 참여 자체를 강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올해부터 4강좌를 한꺼번에 듣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감은 '4강좌 한 묶음' 수강을 강요한 이유에 대해 "과거 제각기 1~4개의 강좌를 듣도록 했더니 행정적인 업무처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나라도 강좌를 더 듣게 해서 코로나 상황에서 학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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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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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반드시 4강좌 들어라"? 방과후학교 강요 사립 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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