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관외 사전투표제20대 대선 서울 강서구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
정병진
지난 20대 대선 전국 개표상황표를 정보공개청구로 받아 분석한 결과 '관외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자수가 적게 나오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투표는 투표소의 투표사무원이 투표용지 발급기에서 선거인에게 투표지를 직접 발급해 교부한다.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수가 일치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관내 사전투표나 관외사전투표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용지가 더 나오거나 덜 나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투표용지가 더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고 덜 나오는 경우는 보통 1~2매 정도이다.
선관위는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용지가 덜 나오는 현상(일명 '실종표 현상')에 대해 "선거인이 투표소에서 투표지를 갖고 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교부 받고도 투표함에 넣는 척만 하고는 투표소 밖으로 몰래 갖고 나갔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투표사무원 중 한 사람이 투표함 앞을 지킨다. 그럼에도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자수가 1~2매 정도 차이가 나는 투표구가 적지 않다. 이는 선거일 당일 투표(본투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20대 대선 전국 개표상황표를 살펴보면 종로선관위와 강서구선관위 같은 일부 지역 관외 사전투표에서는 1~2매 차이가 나는 정도가 아니다. 무려 교부한 투표지가 28매, 37매에 이르기까지 뭉텅이로 사라진 결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종로구선관위 선거계장과 강서구선관위선거계장은 "관외사전투표의 경우 선거인이 회송용 봉투에 투표용지를 넣지 않고 기표한 뒤 투표함에 빈 봉투만 넣는 일이 있다"거나 "관외 사전투표는 우리가 회송용 봉투로 전달받아 접수한 뒤 개표한 거라 투표용지가 적게 나오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등의 해명만을 하였다.
이는 중앙위원회 선거과 사전투표 담당자도 마찬가지였다. 선관위에서는 관외 사전투표 선거인이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지 않고 빈 봉투만 투표함에 넣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보았다. 선관위에서는 관외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수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선거인이 투표지를 몰래 개표소 밖으로 갖고 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할뿐 정확한 원인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