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변천사와 사계절 풍경도 담았다. 책자 사진을 전담해 찍은 오승균씨(72)도 이 아파트에서 오렛동안 거주했었다.
심규상
경비원 임금 올리고 친환경 자재로 놀이터 설치
뒤이어 역대 입주자 대표회장들의 회고 좌담회 내용이 담겼다. 박우원 전 회장은 "분양 당시에는 주변 아파트보다 오히려 주목받지 못했다"며 "건설사 메이커를 주로 따졌는데 1군 건설사가 아닌 인지도가 낮은 4개 건설사가 연합으로 지어 선호도가 떨어졌다"고 회고했다.
정원태·조성천·이일병 전임 회장은 "이후 도시 인프라가 하나둘 형성되면서 우리 아파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주된 요인은 잘 갖춰진 인프라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라고 평했다.
제일 먼저 횡단보도 추가설치, 소방시설 교체 등으로 안전한 아파트라는 인식을 얻었다. 매년 비용을 아끼지 않고 나무를 심었다.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심은 나무만 4만 그루다.
4년 전 시간당 최저임금이 인상(16.5%)되자 전국의 많은 아파트가 경비원을 감원했다. 40명의 경비원이 근무하던 이 아파트도 입주자 부담 비용이 매년 수억 원 늘어났다. 하지만 입주자대표들과 관리주체가 머리를 맞대 감원없이 오히려 임금은 올리고 관리비 인상 부담을 줄였다. 1일 2교대 근무와 야간당직자 제도라는 묘안을 찾아낸 것이다.
경비초소 20곳 전체에는 일찌감치 에어컨을 설치했다. 직사광선이 강한 서향 초소에는 차광막을 설치했다. 경비실 안 사무 자재도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백서에 등장하는 입주민 모두 외관 못지않게 공동체 생활에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은다. 층간소음의 경우 5인의 주민으로 층간 소음관리위원회를 운영,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다. 소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역대 관리소장 좌담회 내용을 보면 아파트 관리의 노하우가 느껴진다. 56개 승강구 출입구 앞 화단마다 할미꽃 야생화로 꾸미고 제대로 된 황톳길을 만들기 위해 배수가 잘되는 황토를 찾아 전국을 다녔다는 김성근 전 관리실장, 붐비는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면적을 넓히고 자연 친화적 소재를 썼다는 이봉섭 전 소장 등. 관리소장실 자리에 대표회의실을 만들고 대표회의실은 생활체육실로 주민에게 돌려준 사례까지, 각종 미담들이 쏟아진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