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희 의원
신하섭
순천시의회 최미희 의원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중고생 100원 버스'다. 공보물의 가장 첫 문장도 '중고생 100원 버스 실현한 사람'이었다.
"시민들은 순천을 교육도시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하지만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 비해 여건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제가 순천 교육참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중고생 100원 버스'가 나왔지요."
'중고생 100원 버스'는 교통카드로 100원만 부담하면 지역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나머지 금액은 지자체가 부담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 경제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2019년 신안군에서 최초로 시행한 '청소년 버스요금 무료' 제도가 광양과 고흥 등으로 뻗어나갔지만, '왜 버스요금을 세금으로 내줘야 하느냐'란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생활을 바꾸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내가 이 지역에서 존중받는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 저는 이런 게 진보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도입하는 과정에서 '안 될 거다, 포기해라'는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중고생 100원 버스'가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끝까지 가보기로 했지요."
공감대를 얻기 위해 학생, 학부모와 토론회를 여러 차례 열고 시민들의 지지를 모았다. 이를 힘으로 순천시장과 교육장에게 제도 실현을 약속받았다. 2021년 시행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100원 버스가 실현되고 학생들의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지역 경제 순환에도 기여했지요. 저는 이런 것이 진보정치의 효능감이라고 생각해요. 도로를 만들고 큰 건물을 짓는 것보다 더 와닿게 시민의 생활을 바꾸는 것이니까요."
세 번 만에 다시 의회로 돌아온 '집념의 진보정치인'
최미희 의원은 2010년 민주노동당 왕조1동 지역구 출신으로 순천시의원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통합진보당, 2018년에는 민중당 후보로 출마해 두 번 낙선했다. 그리고 2022년, 다시 순천시의회로 돌아온 그에게 지역 언론은 '집념의 진보정치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주변에서 낙선했다고 하면 아깝다며 '무소속으로 나오지, 당을 바꿔보라'고 했어요. 그래도 저는 '진보정치를 위해 다른 길을 가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주민들께서도 '오로지 한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믿음직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최 의원의 지역구(순천시 바선거구)에서는 세 명의 시의원을 뽑는다. 민주당만 내리 세 명이 당선되던 이곳에서 최 의원은 2등으로 당선됐다. 관내 투표에서는 1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