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밥 요리실습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실습하고 있다.
이혁진
학교에서 '두부밥 먹어봤어' 한 마디에 서로 공감하고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북한음식과 문화가 남북의 대화와 소통에 긴요한 매개체라는 것을 확신했다. 2019년부터 쿠킹클래스를 통해 선보인 두부밥은 펀드를 통해 이미 상품화 되었다. 두부밥에 필요한 특제양념소스도 버섯 등 천연재료를 배합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실험과 위협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런 소식과 정보는 북한 내부에 공개되지 않아 주민들 대부분 모르고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만큼 북한이 통제사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쪽은 북의 미사일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메시지의 지속적인 전파를 강조했다. 남한 사정에 어두운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정보야말로 남한 현실을 깨우치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26세에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고 전하자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고 한다. 북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제시는 탈북민의 정체성을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되레 이를 활용해 남북이 하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쿠킹클래스의 이름을 <한반도를 잇는 음식>이라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제시 자신은 의식하지 않지만 탈북민들이 남한사람들의 오해와 선입견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남한에는 탈북민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인식이 있지만 탈북민 스스로의 자립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점에서 제시는 그 한계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사례이다. 제시는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하루 3시간 쪽잠을 자면서 일했다. 한때는 과로로 쓰러져 발견되지 않았으면 생명을 잃을 뻔 했다고 한다.
남한에 온 지 8년 차인 제시는 나름 정착에 성공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시키친'을 창업해 '코리안드림'을 이룬 듯 보인다. 그러나 그의 꿈과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향후 외국에서 대학원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제시는 탈북민들에게 전하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국이 무엇을 해주길 바라기보다 자신의 끼와 실력을 살려 뭔가 도전하고 성취할 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킹클래스에 참가한 미국인 부부는 "북한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시식까지 하면서 색다른 북한문화체험을 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쿠킹클래스 프로그램 스탭으로 활동하는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김승현(22·동국대 2년) 대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북한 음식을 통해 교류하는 시간이 즐겁고 남북한 차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쿠킹클래스는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솔직한 대화를 원하는 청년들을 위한 통일 이야기의 장'을 주제로 주최한 2022 UNI FORA(2022.11.14.~27)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다. 포라(Fora)는 포럼(Forum)의 복수형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토론의 장을 의미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