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프랑스에서는 법률로 정한다.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름만 바게트인 것을 파는 곳도 있다. 잠봉뵈르로 먹을 때 제일 맛있다.
김재근
바게트를 즐겨 먹는다. 귀촌한 후에 통밀 캄파뉴 굽는 곳을 찾기 힘들어서다. 기분에 따라 먹는 법이 다르다. 그날은 소금이 곁들이었다. 봄바람에 날리는 벚꽃처럼 소금을 뿌리고 들기름을 찍어 먹는다. 최근에 배웠는데 아주 신박하다. 담백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고, 맛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 음료는 묻지마 '초메리카노'다.
신이 내린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신이 내린 과일, 신이 내린 곡물, 신이 내린 권력... 그중 원조는 신이 내린 음료는 식초가 아닐까 싶다. 반만년 인류와 함께하며 지대한 공헌을 했다니 그리 불러도 되겠다.
노벨 생리 의학상도 3회 수상했다. 간단하게, 우리 몸에 두루두루 여기저기 골고루 별 탈 없이 좋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잘 안 먹는다. 이유는 '맛, 없, 어, 서. 다.' 맛만 있으면 다 용서가 되는데, 그래서 초메리카노다. 건강에도 좋고, 여러 가지 맛으로 변화도 줄 수 있어 가까이 한 지 오래다. 특히, 빵과 함께라면. 커피 또는 밀크티가 제격이라지만 이만한 것도 찾기 힘들다.
식초라도 다 같은 식초는 아니다. 소주를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나누듯, 합성식초와 양조식초로 구분한다.
합성식초는 석유에서 추출한 빙초산에 물과 조미료를 타서 만든다. 상온에서 얼어 있고 신맛이 나기 때문에 빙초산이라 부른다. 치킨 먹을 때 따라오는 무절임이나 냉면에 넣는 것이 대개 여기에 속한다. 신맛이 나서 식초라 부르지만, 무늬만 식초인 셈이다.
양조식초는 발효식초의 다른 이름으로 주정발효식초와 자연발효식초로 나뉜다. 모든 발효는 다 천연이니 천연이라는 용어에 현혹되지는 말자.
주정발효식초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속성으로 발효시킨 것이다. 아세트산(초산) 외의 유기산의 함량이 적어 신맛은 강하고 풍미는 약하다. 사과나 현미 농축액을 넣고 발효시켜 사과식초, 현미식초를 만든다.
자연발효식초는 과일이나 곡류 등을 오랜 시간 발효시켜 만든다. 당이 발효되어 술이 되고, 한 번 더 발효하면 식초가 된다.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도 향도 풍성해진다.
식초라고 불리려면 아세트산, 구연산, 아미노산, 주석산 등 유기산 등을 합한 총산의 함량이 4% 이상이 되어야 한다. 아세트산은 신맛을 기타 유기산은 다양한 풍미를 낸다.
예외 없는 법칙 없듯이 식초에도 예외가 있다. 감식초는 총산이 2.6% 이상이면 된다.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도 있지만 반짝인다는 이유만으로 불이 되는 도깨비 불도 있다. 감 농가의 애환과 식품 당국의 고뇌가 담긴 수치다.
세계 3대 식초라 하면 흔히 이탈리아의 발사믹 식초, 미국의 사과식초, 일본의 흑초를 꼽는다. 홍초는 붉어서 홍초가 아니다. 모 식품회사의 상표 명이다. 흑초와 사과초는 요리에, 이탈리아어로 향기가 좋다는 뜻인 발사믹초는 올리브유와 함께 빵에 잘 어울린다.
초메리카노 맛있게 만드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