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귀 신영복 선생 붓글씨 잇기 20년, 기념전 마련"

더불어숲 서여회 "우이 신영복 붓길을 잇다" 전, 15~20일 갤러리인사아트

등록 2023.02.14 16:26수정 2023.0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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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여산 구자춘 작)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여산 구자춘 작) ⓒ 더불어숲 서여회

 
쇠귀 신영복(1941~2016) 선생의 서체를 잇는 서예가들의 모임인 '더불어숲 서여회(書如會)'가 20주년 기념전을 연다.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갤러리인사아트에서 열리는 "우이(쇠귀) 신영복 붓길을 잇다"전이다.

상표 글씨 <처음처럼>으로 잘 알려진 쇠귀 선생은 어릴 때 할아버지한테서 서예를 배웠고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한학과 서예를 익혀 독특한 붓글씨의 경지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흔히 '신영복체' 내지 '어깨동무체', '협동체' 등으로 불린다. 획의 굵기와 리듬에 변화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런 서체를 잇고자 하는 서예가들이 모여 붓글씨를 익히고 작품 활동을 해온 지 올해로 20년째. 더불어숲서여회는 2003년 1월 서울 화곡동 더불어숲 공간에서 작은 전시회를 연 뒤 매년 정기전을 열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여산 구자춘, 무곡 주성춘, 두메 최훈, 해운 좌경숙, 월영 국혜진, 유여 성화숙, 맑은솔 허성희, 우면 장영주, 담은 김상희, 가율 최우령, 소흘 심은희, 상도 한영철, 이진 배기표, 로사 서연순, 초연 황효정, 적묵 최성길, 영언 조종원, 약수 이연창, 윤슬 오은주, 연묵 이운범 서예가가 참여했다.

또 시우 배이슬, 무진 박창호, 단애 임희연, 무수 김한식, 유선 이승숙, 은산 이명숙, 해천 안직현, 바람 이상필, 동화 송미숙, 송강 주병옥, 보라 김윤주, 홍예 쓰즈키 스미에, 달샘 문제술, 오정 나순희, 우인 하수연, 홍곡 한철희, 숙당 최경화, 소화 김은숙, 담산 김창남, 이산 진영종, 계산 이영환 서예가가 작품을 냈다.

회원들은 쇠귀 선생을 그리워하고 있다. 최훈 서예가는 "코로나19와 백래쉬의 암울한 시대에 서여회라는 맑은 샘터가 있고, 함께 하는 회원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했다. 어깨 걸고 가는 길에 더디가도 함께 가겠다"고, 최우령 서예가는 "강물처럼 변화하면서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다시 새긴다"고 했다.


또 성화숙 회원은 "종이 저항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붓처럼 신영복 글씨와 글씨에 담긴 사람을 배우며 20년을 이어 온 서여회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이명숙 회원은 "신영복 선생님의 뜻을 쫓아 살아가는 제자가 된 자긍심을 갖기 위해 붓을 들었다. 스승의 뜻을 이어 가기 위해 부단히 정진하고 싶다"고 했다.

김윤주 서예가는 "글을 쓰는 내내 부조리함에 대해 맞서다 보면 산천에 들풀이 어김없이 자라듯이 우리를 위한 세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신영복 선생님의 격려를 받는 것 같았다. 작품을 보는 많은 분들도 선생님의 격려가 와닿길 바란다"고 했다.


구자춘 회장은 "우이 선생님의 붓글씨를 흠모하여 여러 사람이 붓을 잡고 함께 걸어온 시간. 짧지 않은 시간 속에 수많은 추억과 사연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눈 위의 발자국처럼 많은 사람이 스쳐 가기도 하였지만 오늘도 여전히 우리는 왜 붓을 잡고 있는지 고민하면서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를 담아 '단련의 미'를 드러내 보이고자 전시회를 마련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우이체를 쉬우면서도 대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공간 마련을 위하여 이번 전시 작품과 기념품을 판매하기로 한 점은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창남 (사)더불어숲 이사장은 "신영복 선생의 서화 작품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그것은 단지 서체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선생의 서화 작품 하나 하나가 볼 때마다 새로운 생각을 길어 올리게 하는 깊은 의미의 우물과도 같기 때문이다"며 "많은 분들이 신영복 서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건 바로 그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제 선생은 안 계시지만 선생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 곁 곳곳에 남아 있다"며 "그리고 선생의 서체를 그릇삼아 그 속에 자신의 의미를 담고자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서여회 여러 회원들의 역할이 더 없이 소중한 것은 물론이다"고 했다.

신영복 선생은 경남 밀양에 잠들어 있다. 개막식은 18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열린다.
 
a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바람 이상필 작).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바람 이상필 작). ⓒ 더불어숲 서여회

  
a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두메 최훈 작).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두메 최훈 작). ⓒ 더불어숲 서여회

  
a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맑은솔 허성희 작).

더불어숲 서여회 전시회(맑은솔 허성희 작). ⓒ 더불어숲 서여회

#신영복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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