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신문을 가지고 유럽 여행을 떠났습니다.
진혜련
우리는 미리 간접 여행을 하면서 여행 신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여행 일정표를 보고 우리가 가게 될 장소를 '구글어스(Google Earth)'로 살펴보며 그곳에 대한 정보를 조사해 간단히 적는 것이다. 3D 실사 지도인 구글어스는 내가 실제 그곳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나게 보여줘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 기분이 난다.
그동안 아이와 여행에 다녀온 후 만들었던 여행 신문을 이번에는 여행 전에 만들었다. 거실 바닥에 아이와 마주 앉아 4절지를 펼쳤다. 그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즉 위치, 수도, 면적, 인구, 언어, 화폐, 유명한 것 등을 적고, 국기 이미지를 붙였다. 또한 간단한 인사말과 단어(아침 인사, 저녁 인사, 고맙습니다, 숫자 등)를 조사해 썼다.
우리가 갈 관광지의 이미지를 각각 출력해 붙이고 한 두 줄 정도로 설명을 적었다. 깊게 공부하지는 못하더라도 오리고 붙이고 손글씨로 쓰다 보면 나름의 정보가 쌓이고, 여행지에서 무엇을 특히 더 관심 있게 볼지를 생각하게 된다. 여러 관광 명소 중에서 아이 픽, 엄마 픽을 골라보고 선정 이유와 기대되는 점을 이야기 나누며 자신만의 여행 윤곽을 그려갔다.
방문할 박물관, 미술관의 관심 가는 작품을 홈페이지나 관련 도서를 통해 알아본 후 여행 신문에 기록했다. 대영박물관의 홈페이지에는 꼭 봐야 할 유물들의 목록을 주제에 맞게 보여주고 있어 그것들을 참고했고, 루브르에서 보고 싶은 작품은 <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책을 보며 골랐다.
우리는 이렇게 나라별로 만든 여행 신문을 가지고 유럽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에서 버스, 기차로 이동하는 시간에 여행 신문을 꺼내 보면서 아이와 퀴즈를 주고받기도 했고, 가이드의 설명이나 새로 알게 된 사실 등을 추가로 적기도 했다. 여행 신문을 손에 들고 있으면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여행자가 아닌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여행자가 됐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오래 남는 건 내 손으로 정리해 놓은 경험과 지식이다.
우리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