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하는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차원
먼저 살펴본 지정학자는 마한. 그는 '시파워(Sea Power)'의 힘을 주목한 학자다. 해군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수출이 그 이유다. 수출을 위해선 많은 선박이 필요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선 해군력이 필수라는 거다. 루즈벨트 대통령도 그의 의견에 동의해 해군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했고, 이는 서구 열강 '해군 군비 경쟁'의 시발점이 됐다.
다음은 매킨더. 영국인인 그는 자국의 시파워가 저물 것을 경계하며 '랜드파워(Land Power)'를 주목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랜드파워를 갖춘 위험 국가로 판단한 그는 '장거리 철도가 기동력의 주역으로 패권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또 1919년에는 1차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고 예언해 차후 큰 주목을 받았다.
하우스호퍼는 전범재판까지 받은 히틀러의 브레인이다. 1908년 일본에 와서 연구를 진행하며 일본에 푹 빠졌는데, 그가 일본제국주의를 보며 받은 영감이 히틀러에게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또 '레벤스라움'이라는 개념을 주창했는데, '유기체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국가도 유기체로 봤고, 팽창주의를 강하게 주장했다. 또 김 작가는 스파이크먼, 키신저, 브레진스키, 두긴, 미어샤이머 등 학자들의 이론도 설명했다.
"한반도 평화 위해 책 써...미국서도 북한과의 친교 주장"
김 작가는 2010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지역별 투표 현황을 보여주며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와 친서방으로 갈라져 있는 나라다. 가장 근본적 비극의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우크라이나뿐만 아닌 이미 세계 곳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냉전 시대'가 아닌 '하이브리드 전쟁' 시대다. 한반도는 특히 언제 물리적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깊숙이 발을 들이지 않는 나라가 언제나 어부지리로 큰 이익을 얻게 됐다"며 "지금 그 나라는 중국이다.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서방 대 중·러'라는 새로운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동 국가들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서방의 편에만 서지는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어떻게 해야 한반도가 전쟁을 막고, 평화를 회복하고, 번영할 수 있을까 고민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였다"며 "한반도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우호적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중 상해공동성명, 한중수교 등 개혁개방을 하는 과정에 있어 북한이 느낌 배신감이 상당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 친해지면 중국은 정말 골치가 아파진다"면서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가 월터 러셀 미드의 주장을 소개했다. 그는 2021년 월스트리트 저널에 발표한 글에서 "지난 30년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해왔지만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며 "미국이 북한이 중국 영향권에서 이탈하도록 함으로써 얻게 될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이슈를 유보하는 데탕트'로 북미관계의 방향을 돌려 동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군사령관 역시 "북한과의 대타결"을 언급하며 "북한에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북한을 한미 동맹이 주도하는 질서야 통합해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김 작가는 또 "우리나라는 이제 강대국의 장기판 말로 쓰이던 시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러나 현 정부에는 무슨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적 상황은 변하는데,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다"며 "그것이 한국 보수의 가장 큰 문제다. 생각은 다를 수 있어도 상황에 맞게 이론을 정립해야 하는데 너무 시대착오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남북한은 지정학적 덫에 갇혀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평화 체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에는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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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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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남북, 지정학적 덫 넘어 평화 체제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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