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축사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까닭에 진보적인 성향의 교회도 아닌 보통의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시국선언에 참여한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1년을 돌아보면서 시국선언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시국이 이런데 침묵하고 있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과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이 큰 위기에 직면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국민들에 의해 선택되었으므로 그 직무를 잘 감당해주기를 바랐고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할 때에도 새롭게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를 위해 기도했다. 그러나 지난 일 년 간 미숙한 정치행보와 독선적인 정국운영, 일관된 내로남불 등을 지켜보면서 이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이태원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를 보면서 '면피에는 능하지만 무책임한 정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 국민 듣기 평가사건 사건(바이든-날리면 사태)을 통해서는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둘러대는 뻔뻔함에 실망했다.
북한과의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 친일친미외교, 급기야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주변 강대국까지 자극해가는 행태, 가족들과 측근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 등... 대통령 한 사람만이 아니라 대통령실 모두 나라를 위한다는 구호만 요란할뿐 정치, 경제, 교육, 문화, 환경 등등 사회전반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역행하고 있다.
게다가 현 정부가 행하는 정책들은 기득권자들을 배려하는데 치중되어 있으며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고통을 강요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굴욕적인 외교행태로 인해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도 자화자찬 일색이다.
불과 일 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중 하나도 희망적인 일은 없었다. 그동안 이런 행태들을 두고 보기 힘들어 정치에 거리를 두고 살았지만,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목사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계속 국민을 곤경에 내몬다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서두에서 밝힌 대로, 목사 혹은 교회가 정치와 무관할 수는 없지만, 표면에 나서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꺼려지는 일이다. 하지만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 19:40)"는 예수의 말씀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목사에게 준 말씀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나라가 위태로운 길로 가고 있음에도, 사태파악을 못하는 윤석열 정부가 왜 목사들까지 시국선언을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국선언 참여를 선택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들의 성공이 아니라 국민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 말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준엄한 경고를 받아들여 자기도취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돌이키지 않고 자신들의 성공만을 위해 걸어가고자 하면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계속 곤경으로 내몬다면 "정권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