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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 아세요"... 장제원, 궁지 몰리자 '민주당 돈 봉투' 공세

행안위서 '부적절한 진행' 항의 이어지자 "손가락질 할 힘 남으셨네요"... 민주당 "사과하라"

등록 2023.05.16 15:06수정 2023.05.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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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발언하는 장제원 행정안전위원장 지난 4월 25일 장제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4.25

발언하는 장제원 행정안전위원장 지난 4월 25일 장제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4.25 ⓒ 연합뉴스

 
"(자리를)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같은 위원회 소속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 쏘아붙인 말이다. 이 의원이 행안위 전체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난데없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꺼내 들어 공세를 펼친 것이다. 참고로, 돈 봉투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 오른쪽(위원장 기준)에서 왼쪽으로 행안위 좌석을 이동한 상태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이 의원은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하지만 장 위원장은 오전 회의를 정회하기 전까지 이 의원에게 신상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상임위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발단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였다. 조 의원은 16일 진행된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향해 ▲ 선관위의 문재인 전 대통령 고액 후원자에 일감 몰아주기 ▲ 임원 자녀의 '아빠찬스' 선관위 특혜 채용 ▲ 보안자문위원회의 전문성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외부 감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사무총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아빠찬스 의혹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다"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선 "보안 업체를 선정할 땐 법과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심사하고, 의뢰해서 조달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장제원 "아직까지 소리 지를 힘 남으셨네,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알라"
 
a 의원질의에 답변하는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의원질의에 답변하는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회의 진행을 해야 할 장 위원장은 박 사무총장에게 관련 질의를 이어가며 외부 감사를 받으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장 위원장은 박 사무총장에게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으며 다소 거칠게 몰아붙였다.

장 위원장은 "(관련 의혹이 제기됐는데) 외부로부터 점검을 받을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박 사무총장이 "보안 업체 점검을 받고, 필요하면 그보다 더..."라고 말하자, 장 위원장은 말을 끊으며 "'그보다 더'가 무엇이냐. 현안 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고 호통을 쳤다. 사실상 외부 감사를 받으라는 압박이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장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두고 항의했다. "좀 더 들어보자"거나 "(위원장이면) 사회를 보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이었다.

이에 장제원 위원장은 항의하는 의원 가운데 이성만 의원을 겨냥해 "좀 들으세요. 좀 들으세요. 좀 들으세요. 들으세요. 아직까지 소리 지를 힘이 남으셨네요!"라고 소리쳤다. 이어 "아직까지 손가락질을 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네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이 언급한 "왼쪽으로 옮긴 것"이란 말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이 의원이 탈당하자, 회의장 자리가 오른쪽(위원장 기준)에서 왼쪽으로 변경 배치된 것을 의미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자,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꺼내 들어 맞불을 놓은 셈이다.
 
a 행안위 전체회의 출석한 이성만 의원 무소속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행안위 전체회의 출석한 이성만 의원 무소속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 연합뉴스


장 위원장의 갑작스런 공세에, 회의장은 8분여 동안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장 위원장 고성으로 메워졌다. 이 의원은 개인적인 정치적 공세나 모욕감을 느꼈을 때 하는 신상발언을 요청했지만, 장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동료 의원 모욕, 사과 촉구"... 이성만 "선당후사 조롱, 용납 못해"

이후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은 성명을 내 장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규탄했다. 민주당 의원 일동은 "위원장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각 위원들의 예정된 질의순서가 끝난 뒤에 질의하는 것이 국회 상임위 관례이자 예의인데, 장 위원장은 질의 순서 초반부터 다른 위원들의 동의 없이 개인의 답변을 강요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아직까지 소리 지를 힘이 남으셨네요'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모욕하며 편파적으로 회의를 강행했다"며 "장 위원장의 각성과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한다"라고 짚었다.

이성만 의원은 회의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 의원이 탈당한 것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비난에 대해서 제 결백은 나중에 밝히더라도 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선당후사(였다)"라며 "이를 조롱한 것은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이며 중립적이어야 할 상임위 진행자로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서의 정치적 의도와 기획 아래 기생된 게 아닌지 강력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모든 과정은 언론과 유권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밝혀나가겠다"며 "장제원 의원은 본 의원에 대한 모욕과 막말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과하라. 편파적 강압적 상임위 독재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이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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