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홍순도 작가.
최미향
- 프랑스어를 가르치기 위해 서산으로 내려오셨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보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어려운 점이 참 많았죠. 당시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제2 외국어가 독일어였죠.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 때는 일본어와 중국어까지 개설되어 입지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고요. 교사·학생들에게 프랑스어의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어필했어요. 그러다 보니 '(프랑스어) 인원이 줄지 않는 서산, 프랑스어의 저력 서산'이라는 소리가 들렸어요. 22년 동안 한우물만 팠지만, 자꾸만 줄어드는 입지 앞에서 뭔가를 해야 했어요.
방송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게 됐죠. 호서대학 대학원 과정에서 국어교육과 석사를 취득하여 교사 자격증을 얻게 됐고요. 이러한 노력이 교직 생활 내내 이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어 교사, 영어 교사, 국어 교사, 전문상담교사, 진로진학상담교사 등 교사 자격증만 5개를 취득했었어요. 덕분에 교사로서의 역량은 확장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프랑스어) 수업만 들어가면 듣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게 됐고, 그럴 때마다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프랑스어 교사로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뭘까?'라고 끝없이 고민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원봉사로 연극반동아리를 만들었고, 또 관심 있는 교사를 모아 검정고시팀을 만들어 복지원 등으로 봉사를 다니기도 했답니다.
그렇다고 다 힘든 것만은 아니었죠. 상담교사로 근무하게 된 11년은 교사 생활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어요. 더구나 상담 관련 박사 학위를 받게 된 것도 끊임없는 고민 속 배움의 연장에서 얻은 귀한 선물이었고요.
덕분에 지금은 상담연구소에서 심리상담과 진로상담을 겸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요. 더더욱 기쁜 일은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고요. 이는 어렸을 때 제 꿈이기도 했어요. 책을 낸다는 것, 그것도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의 전기 소설을 번역(공동번역)했다는 것은 인생의 한 획을 긋는 계기라고 봐요. 너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