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염수 투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27일 부산·경남·울산의 노동자들이 일본영사관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얼굴 그림에 오염수를 들이붓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김보성
"핵오염수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다 마시길 바랍니다. 자! 붓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대응과 일본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성난 노동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얼굴에 오염수를 들이부었다. 세슘,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을 상징하는 거뭇한 물이 쏟아진 뒤엔 바로 '오염 물고기'까지 등장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기준치 180배를 초과하는 우럭이 잡혔습니다. 우리 앞바다도 이제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마이크를 든 조석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오염수를 방류하지 못하도록 이 우럭도 입 안으로 넣겠다"라고 말했다. 방제복을 입은 참가자는 두 정상의 입을 이 물고기로 틀어막았다.
일본이 오염수 해저터널 공사를 완료하고, 우리 정부가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는 설명까지 내놓자, 27일 낮 부산시 동구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펼쳐진 장면이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의 노동자들은 이날 부산으로 모여 함께 대응에 나섰다.
부울경 노동자들 "저지·반대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되레..."
"그런 과정을 통해서 현재의 방류 방식이 과학적 선례나 여러 가지 측면, 또 안전성 측면을 종합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이미 국제원자력기구(
IAEA)와 협의를 거쳐서 현재 안으로 확정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하루 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일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가 아닌 고체화 등 다른 대안'에 대한 질문에 "방류 자체를 되돌려서 옛날 논의를 하자, 이걸 IAEA 등에 제안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맞지 않는 태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영사관을 찾은 노동자는 정부가 여전히 일본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해양투기 반대를 선언하기는커녕 일본에 부화뇌동하며 협조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기막힌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발끈했다. 박 본부장은 "그렇게 안전하면 공업·농업 용수로 쓰거나 땅에 보관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