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무대에 올라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간 만나 얘기를 나눴다. MBC는 윤 대통령이 행사장을 나오면서 "(미국)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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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안 되는데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놓고 다투는 법정에서 판사가 외교부 쪽 설명에 내놓은 말이다.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지 약 10개월이 지났고, MBC가 허위보도를 했다며 외교부가 소송을 제기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외교부는 아직 윤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성지호) 심리로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청구소송 2차 변론이 진행됐다.
MBC 쪽은 윤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이 무엇이기에 자사 보도가 허위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성지호 재판장은 외교부 쪽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외교부 쪽은 윤 대통령의 발언 취지만 얘기할 뿐 정확한 실제 발언이 무엇인지는 회피했다.
이날 외교부 쪽은 "(지난 4일 이미 제출했던) 준비서면에 썼다"면서 관련 내용을 낭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취지는, 우리도 외교적 위상과 경제적 규모에 걸맞은 기여를 다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국회 예산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취지로,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인바…"
성 재판장이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지적하자, 외교부 쪽은 "풀어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판장이 "피고(MBC) 주장이 맞든 틀리든 (윤 대통령의 정확한 실제 발언에 대해) 답변해달라"고 주문했고, 외교부 쪽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MBC 쪽은 "보도가 왜 허위라는 것인지, 허위라고 주장하는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면서 공세를 이어 나갔다.
성 재판장은 MBC를 향해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이) 명확하지 않은데, 너무 명확하게 보도했다"라고 지적하며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반론보도 등으로 소송을 마무리하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변론은 공방 끝에 10분 만에 끝났다. 3차 변론은 9월 1일 진행된다.
앞서 MBC를 비롯한 다수 언론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순방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다"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MBC만을 대상으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열린 1차 변론에서도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밝히지 못했다(
[관련기사] MBC의 질문 "바이든? 날리면? 대통령 실제 발언 뭐였나" https://omn.kr/240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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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지났건만... 아직도 '바이든? 날리면?' 말 못하는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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