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에서 쿨링&클린로드를 작동하는 모습. 원주시는 대구시를 모델로 쿨링&쿨린로드를 우산동에 구축했다
원주투데이
지난 2019년 환경부에서 공모한 '쿨링&클린로드 구축사업'에 선정됐을 당시 강원 원주시는 쾌재를 질렀다. 국비를 지원받아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한여름 열섬현상이 완화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쿨링&클린로드 구축사업은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살수장치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도로에 내려앉은 먼지가 달리는 차량에 의해 다시 날리는 재비산을 방지할 수 있고, 한여름에는 도로에 뿌린 물이 증발하며 주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당시에는 원주에 고농도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며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인 만큼 쿨링&클린로드 구축사업에 거는 기대가 컸다.
9억 5000만 원 들여 500m 설치... "효과 크지 않아"
공모사업 선정으로 원주시는 총사업비 9억 5000만 원 중 50%인 4억 7500만 원은 국비를 지원받아 2020년 우산동에 쿨링&클린로드를 구축했다. 설치한 장소는 우산공단 삼거리부터 유원 삼거리까지 500m 구간이었다.
이곳에 설치한 이유는 차량 통행량이 많아 재비산 먼지가 심각해서였다. 평소 우산공단을 오가는 화물차가 많아 매연이 심한 데다 우산공단에 공급되는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도로 중앙선을 굴착해 관로를 묻고, 물을 살수하는 분사노즐은 도로 표면과 동일하게 설치했다. 차량 운행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도로 표면 온도, 기온, 습도, 먼지 측정설비 등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이거나 폭염 발생 시 분사노즐을 통해 자동으로 물을 살포한다. 원주시는 오전 10시와 오후3시에 각각 2분씩 물을 뿌리도록 설계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가압펌프 등 설비가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올해는 설비를 교체해 가동할 수 있었지만 투입하는 비용 대비 기대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 공모에 선정됐던 2019년 당시에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초점을 맞췄지만 정작 미세먼지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에 물을 뿌렸다간 도로가 결빙돼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원주시는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에도 효과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전·오후 2분씩 도로에 물을 분사하기 때문에 주변 상가의 열섬현상 완화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민원도 문제다. 쿨링&클린로드를 구축한 주변에는 자동차 전시장이 밀집해 있어 시범운영 당시 물 튀김으로 인한 민원이 제기됐다.
원주시 관계자는 "500m 구간에 2분씩만 물을 뿌려도 수도요금이 만만치 않아 비용 대비 효과도 크지 않다"면서 "국비를 지원받아 구축한 쿨링&클린로드 시설을 방치할 순 없어 가동해야 하지만 효과 측정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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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물 뿌려 온도 낮추자", 9억 썼지만 효과는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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