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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1년이나 20년이나 임금 같아... 절박해 이 자리 섰다"

돌봄노조, 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 관련 경남도에 '제대로 된 호봉제' 촉구

등록 2023.08.08 13:42수정 2023.08.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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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 윤성효

 
1년, 10년, 20년을 일해도 같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있다. 경남지역 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에서 일하는 종사자들로, 이들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에서 법인·개인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는 274곳이고 국가가 운영 주체인 다함께돌봄센터는 27곳으로, 전체 종사자는 700여명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초·중·고등학생,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이 주로 이용한다.

이들 센터 종사자들의 임금은 정부·지자체에서 매년 발표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결정된다. 전국 17개 광역시·가운데, 현재 경남·울산·세종·광주·전남을 제외한 12곳에서 호봉제를 하고 있다.

센터 종사자들은 임금을 국가·지자체로부터 받고 있는데, 호봉제가 되지 않는 지역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호봉제를 하는 지역과 하지 않는 지역의 임금 차이는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센터 종사자들은 "10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임금만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시기 재난상황에서도 사회 기능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 노동자'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처우는 정부·지자체의 외면 속에서 최저수준을 강요받고 있다"고 했다.

종사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돌봄노동조합(위원장 김현종)은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경남도에 요구했다. 이영희 경남지부 준비위원장은 "지금은 방학으로, 센터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이지만, 너무나 절박하기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무료공부방부터 24년째 해오고 있다고 한 윤현숙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는 발언을 통해 "지역아동센터가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처음부터 한동안 급여가 없이 '열정페이'가 엄청 났다. 센터의 전신인 무료공부방부터 해왔는데, 정부에서는 2004년부터 우리한테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임금은 아직도 최저임금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노동을 창출하지만 호봉제를 하는 지역과 하지 않는 지역의 임금 차이가 크다"며 "돌봄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남도의 구호가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이다. 우리도 그것에 걸맞게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5년째 활동해 오고 있다고 한 조영미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는 "처음에 임금 명세서를 받고 최저임금 수준에 수당도 없었다.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며 "더 황당한 것은 매년 급여를 우리가 알 수 없다. 단지 관련 사업 안내책자가 나와야 그것이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호봉제가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정혜경 진보당 창원의창지역위원장은 "이번에 센터 종사자들의 처우를 알고 보니 너무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가히 충격적이다. 또 경남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매번 꼴찌 수준이라고 하니 더 놀랍다"며 "그런데 호봉제를 하되 여러 수당을 산입하는 형태로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 돌봄 노동자들도 공적인 일을 하기에 공무원과 같은 호봉제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현종 위원장은 "원칙대로 하면 된다. 경남도가 호봉제 도입을 한다면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알려야 할 것이다. 짬짬이로 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돌봄노조는 "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들은 경남도가 즉시 호봉제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행동에 돌입하고자 한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호봉제는 특정호봉까지 승급제을 한다거나, 가족수당, 명절상여금 등 제수당을 없애는 등 '무늬만 호봉제'가 아닌, 인건비가이드라인을 100% 준수하는 '제대로 된 호봉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와 함께 '경상남도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호봉제 실현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2024년부터 '호봉제'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a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 윤성효

  
a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돌봄노동조합 경남지부(준)는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대로 된 호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 윤성효

#돌봄 #전국돌봄노동조합 #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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