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8일 자 김대중 칼럼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 다소 먼 미래를 전망했다면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고질적인 '前 정부 탓'을 도마 위에 올렸다. 지난 5일 <'前 정부 탓'의 유효 기간>이란 칼럼을 통해서다. 해당 칼럼은 "윤 정부의 '전(前) 정권 탓'은 문 정부에 뒤지지 않는다. 국정 곳곳에서 전임 정권을 불러내 '반(反) 문재인'을 정책 추진의 에너지로 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전 정권 탓' 사례를 이렇게 열거했다.
윤 대통령부터 전임자 소환에 앞장섰다. 정권 초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자 "전 정권 장관들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했고, 검찰 출신이 대거 중용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과거엔 민변 출신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냐"고 했다. '보복 수사' 논란에는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나"라고 반박하고, 북 무인기의 방공망 침투엔 "문 정부에서 훈련이 전무(全無)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탈원전을 폐기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했고, 감세를 추진하면서 "지난 정부 때 징벌 과세를 좀 과도하게 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의 '전 정권 탓'을 먼저 지적한 해당 칼럼이 윤 대통령에게 전하는 경고는 이랬다. 박 논설실장은 "정권이 교체된 지 이미 1년 3개월이 넘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비정상의 정상화'에 앞 정부를 끌어들이는 순간 진영 이슈로 변질될 수 있다. 국정 왜곡을 바로잡는 정책 문제를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내모는 전략적 미스다"라는 경고성 조언을 적었다.
'중앙'과 '동아'의 윤석열 책임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공히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전방위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현 정부의 새만금 잼버리 대응에 칼을 들었다. 무척이나 센 표현이 난무한다.
먼저 <중앙일보> 서경호 논설위원은 8일 <'총체적 부실' 잼버리의 최종 책임>이란 칼럼에서 "'관광 잼버리'가 돼버린 건 아쉽다. 모쪼록 마무리라도 잘했으면 한다"면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새만금 잼버리 타당성 조사 속 자연재해와 안전사고 등 행사 위험 요인을 열거하며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분명히 했다.
"KIEP는 잼버리 개최의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 내리면서 정책 제안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정부(여성가족부), 개최 지역 주체(전라북도), 행사 진행 주최(한국스카우트연맹) 등 행사 주관기관 간의 치밀한 역할 분담이었다. 부처 폐지론에 휩싸인 여가부에 올해 조직위에 추가된 행정안전부·문화체육부까지 장관 셋이 한꺼번에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니 컨트롤타워가 모호해졌다.
결국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Everybody's business is nobody's business)'처럼 돼버렸다. 이렇게 조직을 만든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 지난 정부 탓을 할 바엔 차라리 새만금 간척사업을 처음 시작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책임부터 물을 일이다."
이 같이 '노태우 전 대통령 책임부터 물을 일'이란 대목은 보수나 중도 신문의 사설 논조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동아일보>는 최악의 국제행사로 전락한 '새만금 잼버리' 실패의 책임을 현 정부를 넘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