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남소연
"근데 그 수사 보고서 어디에도 이동관이 지시했다는 말은 없지 않습니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방송 장악을 시도했다'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진술을 담은 검찰 수사 보고서를 들이대자 내놓은 해명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홍보수석으로서 책임자에 있었지만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건을 들어 보이며 "2017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작성한 수사 보고서에 실려 있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서"라며 "진술서를 보면 국정원 직원들은 홍보수석실로부터 주로 (방송 장악을 위한 언론인 사찰 지시 관련) 연락이 많이 온다고 진술했다"고 꼬집었다.
야당과 언론단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 지시로 국정원에서 생성된 이른바 '이동관 문건'을 근거로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부적격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그때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에서도 방송장악을 또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관 문건'은 2017년 '다스(DAS)의 실소유주'를 밝히기 위한 검찰의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문건을 생성한 국정원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했고 '문건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홍보수석실 지시로 작성된 걸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당시 국정원에 관련 지시를 한 적도 없고 문건을 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제가 계속해서 말하지만 (문건 생성과 관련해)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런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이 있다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사 보고서에 이동관이 지시했다는 말은 없지 않나"
고 의원이 "국정원 직원들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건가, 이 후보자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건가"라고 질책하자, 이 후보자는 "근데 그 수사 보고서 어디에도 이동관이 지시했다는 말은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고 의원이 "그럼 국정원 직원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라고 되묻자, 이 후보자는 "말씀하신 그 사람들의 진술이 정합성을 가지려면 이쪽 홍보수석실의 누군가가 '그 사람 말이 맞다' '우리가 지시했고 우리가 보고 받았고 내가 수석에게 보고했다'는 그런 게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건 아무것도 없이 그 사람 진술만 있다고 해서 (진실이라고 보긴 어렵다). 뭐, 추정만 할 수 있겠지만"이라고 맞받았다.
고 의원이 "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이었다"며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을 받은) 윤석열 수사팀에서 한 마디로 국정원 관련 조사를 했고 그 가운데 언론 사찰 문건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데 수사 보고서가 부실한 것"이라며 "후보자께서 방통위원장 임명장을 받으러 윤석열 대통령 앞에 가면 대통령에게 왜 수사 보고서가 그 정도 밖에 안 나왔는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수석 동의 안하면 국정원 직원 파견 안 되는데 모르나" 지적에도 모르쇠
이동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홍보수석실에 국정원 직원 파견 사실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 직원 파견은 수석이 동의 안 하면 안 되는데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특히 "(해당 직원은) 홍보수석실 내 유일한 국정원 파견관이었기 때문에 뉴미디어비서관실을 포함해 홍보수석실 내 다른 비서관실과 국정원의 업무연락을 맡았다"며 "매일매일 청와대 연풍문에 가서 홍보수석 보좌관에게 보고서를 준다. 홍보수석한테만 가는 문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국정원 직원) 존재를 그때는 진짜 몰랐다"고 발뺌했다. 다만, 그는 '국정원 문건을 전혀 본적이 없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국정원) 보고서를 처음에 한두 번 가져오길래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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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수석실 지시' 진술에도 이동관 "뭐 추정할 순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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