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특례시가 도시농업 체험행사인 ‘가을이 머무는 텃밭 정원’을 지난 14일 기흥호수공원에서 열었ㄷ.ㅏ
용인시
잠들지 못해 힘든 도시민에게 규칙적인 '텃밭 활동'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아래 농진청)은 '텃밭 활동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농진청은 "수면은 낮 동안 쌓인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풀고 면역 체계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며 "우리나라 성인의 73.4%는 수면장애를 겪었고, 수면장애 환자는 2021년 기준 68만 9151명에 이르는 것(2022년도 건강생활 통계정보)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는 수면장애를 겪는 시민 19명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씩 12번에 걸쳐 ▲밭이랑 만들기 ▲퇴비 만들기 활동 ▲수면에 도움을 주는 작물('흑하랑' 상추 등) 재배 같은 텃밭 활동 참여 등으로 이뤄졌다. 참고로, '흑하랑' 상추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토종 상추로, 숙면 기능성물질인 '락투신' 함량이 일반상추(1g당 0.03mg)보다 124배(1g당 3.74mg) 높다.
이처럼 텃밭활동을 한 결과, '수면의 질(PSQI)' 지수(주관적 측정·총합 점수가 높을수록 좋지 않음)는 참여 전 9.1점에서 참여 후 5.4점으로 40.6% 개선됐다. 그리고 텃밭 프로그램 활동을 마치고, 12주 동안 추적 관찰(개별 텃밭활동 진행)한 결과도 5.9점으로 개선된 상태가 유지됐다.
또한, '불면증 심각도 지수' 역시 시작 단계에서는 평균 13.4점이었으나, 프로그램 활동 후 6.8점으로 호전됐고, 12주 뒤에도 7.7점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불면증 심각도 척도(ISI)'는 주관적 측정이며, 한국판 불면증 척도의 경우 총합 15점 이상일 경우 임상적인 수준의 불면증으로 판정한다.
특히, 농진청은 "수면 효율이 낮은 참여자들은 텃밭 활동을 통해 수면 형태와 질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누워있는 시간 중 잠든 시간을 나타내는 수면 효율은 뇌파와 안구운동,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결과로 객관적 수면 효율이 낮았던 참가자 13명은 76.8%에서 85.7%로 좋아졌고, 총 수면시간은 평균 329분에서 371분으로 늘었다. 누운 뒤 실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수면잠복기 Sleep latency)도 21분에서 11분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신체활동'도 좋아져 고(高) 신체활동군은 처음 8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농진청은 이같은 변화의 이유로 "낮 동안 신체활동과 햇볕 쬐기의 긍정적 효과를 불면증 환자가 직접 느끼게 함으로써 일상 생활 리듬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며 "수면에 좋은 상추차 등 채소류 섭취도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불면증 환자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도시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성별, 연령대별 수면의 질, 신체 운동량, 스트레스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면서 "도시 텃밭 활동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연 치료이자 여가활동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교수는 "그간의 수면 치료가 잠을 재우는 데 한정된 면이 있었지만, 텃밭 활동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낮 시간을 보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서 "신체활동과 햇볕 쬐는 시간의 긍정적 효과를 몸소 체험해 도시민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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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겪는 도시민, '텃밭 활동'으로 수면 질 40.6%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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