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그 뒤로 수행실장인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오른쪽 붉은선 안)이 보인다.
권우성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수행실장으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을 기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 위원장이 본인의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이 구청장의 아들을 수행실장으로 인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서대문갑은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서 해볼 만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 위원장은 10월 23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수행실장 자리에 이 구청장 아들 A씨를 앉혔다. A씨는 인 위원장을 대신해 언론 응대를 하거나 인 위원장과 동행하는 등 일정과 메시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선 이성헌 구청장이 인요한 위원장 돕는 것으로 해석"
지역에선 현직 구청장 아들이 서대문갑 총선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 위원장을 돕는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역에선 사실상 이 구청장이 인 위원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재선을 생각하는 이 구청장과 서대문갑 당선을 노리는 인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갑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16대 한나라당·18대 새누리당)을 지냈고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될 정도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자랑한다. 서대문구갑 출마를 노리는 인 위원장 입장에선 이 구청장의 도움이 필요한 셈이다.
이 구청장 또한 재선을 가정한다면 '자기 사람'을 지역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구청장 공천 땐 지역의 당협위원장 추천이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서대문구갑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공석으로 다음 총선 당선자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서대문구갑 출마 예비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는 혁신위원장에 임명되기 전날인 10월 22일에도 서대문구 지역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행사에서 이 구청장은 인 위원장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