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신뢰에요, 지석진I am 신뢰에요 밈이 공중파 예능에서도 언급됐다.
런닝맨
'밈'은 희화화나 조롱이 아니라, 단지 '유행'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많다. '사딸라', '무야호', '묻고 더블로 가' 등의 밈이 이에 속한다. 이것은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인기'와 가깝다. 하지만 전청조의 경우엔 말이 다르다. 왜냐하면, 그는 사기 피해자를 낳은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즉, 전청조를 기억하고 전청조에게 금전적 또는 사회적 피해와 사기를 당했을 피해자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단 창작물이나 예능의 유행어뿐만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사건에서조차 '밈' 포인트를 찾아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어떤 비방과 희화화의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대중들의 사고에 '밈'이라는 요소가 너무 당연하고 필수불가결한 텍스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밈'이라는 것은 원래 특정한 SNS 각각에서 존재하는, '미디어까지 진출되긴 어려운' 유행어였다. 하지만 요즘은 여러 미디어 매체들이 '밈'을 사용하고, 그로부터 SNS 문화에 깊이 연결되어 있지 않던 사람들조차 '밈'이라는 형태에 익숙해진다.
'밈'의 현재를 파악하기 위하여, SNS를 사용하지 않는 김민지(28)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I am 신뢰에요'가 정말 수많은 곳에서 사용되는 걸 보고, '범죄를, 하물며 현재 진행 중인 범죄를 유행어 삼아도 괜찮은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SNS를 사용하지 않는 중장년층 신주연(55)씨 "이 사건 자체도, 처음엔 무슨 일인지를 잘 몰랐어요. 'I am 신뢰에요'라는 말로 접하게 되었는데, 그것 때문에 범죄에 연루된 일은 아니고 단지 조금 웃긴 사람인 건가 생각하고 사건을 접하게 됐죠. 그렇다 보니 사건의 심각성이 잘 와닿지 못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밈화'의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상기시킨다는 것이고, 그것으로 하여금 피해 사실 혹은 피해 사실의 가해자를 희화화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무차별적인 '밈화'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연스레 '밈'으로만 사고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된다. '어, 이래도 괜찮은가?'라는 경계 의식이 차츰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미디어라는 것은 대중들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요소다. 대중들은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정보가 품은 뉘앙스나 방향을 느낀다. 그리고 각각의 미디어 매체가 어떤 정보들을 우선시해서 다루고, 어떤 유행에 탑승하고자 결정하는지에 따라 해당 정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변화한다.
'밈'의 발전은 언론과 대중의 경계를 좁혀주는 장점이 있으며, 이는 미디어와 함께 계속해서 발전될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하여 '밈'으로 삼아도 되는 것과 아닌 것, '이래도 괜찮은가'라는 물음의 경계선을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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