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좌) 묽은 수계 전해질(salt-in-water) 및 (우) 초고농도 수계 전해질(water-in-salt)의 수화구조. 묽은 용액에서 이온은 물분자에 의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어 존재하지만, 초고농도 용액에서 이온은 물분자의 양이 부족해 ion-ion간 강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으며 물분자의 원치 않는 반응성을 억제할 수 있음.
GIST 제공
영하 20℃에서도 얼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동(충전성능)되는 친환경 수계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가 개발됐다.
이 장치는 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로 불리는 슈퍼커패시터의 고속 충‧방전 위한 전해질 내 이온-이온, 이온-물분자 사이의 상호작용 분석 및 다공성 탄소전극 표면과의 흡/탈착 메커니즘을 규명하면서 최적농도를 찾아낸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로써 향후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센서 등 고성능 수계 전자소자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임기철)는 4일 "신소재공학부 유승준 교수와 윤명한 교수, 홍익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동욱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해질(용매+염)에서 염의 농도를 변화시켜 '슈퍼커패시터'의 주요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슈퍼커패시터'는 화학반응을 이용한 리튬계 배터리와는 다르게 전극과 전해질 계면에서 이온들의 물리적 흡/탈착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다. 일반 커패시터에 비해 축전 용량이 훨씬 크고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울트라커패시터 또는 초고용량 커패시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GIST는 "슈퍼커패시터는 급속 충·방전 시 '높은 전력 공급 대비 낮은 열 발생', '반영구적인 사이클 수명'의 이점이 있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급격히 높아지는 전력 공급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도 적합하고, 이러한 특성 때문에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의 사용 증가로 슈퍼커패시터에 대한 수요 역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슈퍼커패시터에 사용되고 있는 '가연성의 유기 용매' 기반 전해질은 폭발의 위험과 환경 문제 등의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폭발의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인 물 기반의 수계 전해질을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물은 1.24V에서 전기 분해되어 작동전압을 넓히기 어렵고, 0℃에서 얼기 때문에 겨울철 에너지 저장 성능을 내는 데 한계가 있어 상용화 연구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최근 연구 실태를 짚었다.
이어 "넓은 작동전압, 안정적인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 적절한 이온전도도를 가지는 초고농도 수계전해질(water-in-salt electrolyte: WiSE)을 사용해 기존 수계전해질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면서 "그러나, 고농도 전해질에 대한 고려 없이 성능 개선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체계적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란 배터리의 충전 과정에서 전해질 내 물질들이 전기분해를 일으켜 전극-전해질 계면에 고체막을 형성하는데, 이 고체막을 SEI라고 한다. 전해질은 일반적으로 리튬염과 전해액, 첨가제로 구성된다. 또 일반적인 수계 전해질처럼 과량의 물에 약간의 염이 녹아 있는 수용액과는 다르게 WiSE(Water-in-salt electrolyte)는 약간의 물에 과량의 염이 녹아 있는 초고농도 수용액을 의미한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기존에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포타슘 아세테이트(KOAc) 기반 초고농도 수계전해질 내 이온-이온간, 이온-물분자간 물리화학적 상호작용 및 전해질의 농도별 구조 특성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