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대만 총통 선거 D-1... '친미' 라이칭더 vs. '친중' 허우유이

새해 첫 민주주의 시험대... 국제사회 관심 속 '초접전'

등록 2024.01.12 14:48수정 2024.01.12 18:26
1
원고료로 응원
a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 ⓒ 라이칭더 소셜미디어

 
대만 총통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만은 오는 13일 최고 지도자를 뽑는 총통 선거(대선)와 113명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총선)가 동시에 치른다. 

과거 1996년 국민당 독재를 끝내고 선거로 직접 총통을 뽑는 8번째 선거다. 현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제1야당 중국국민당의 허우유이, 제2야당 대만민중당의 커원저까지 세 후보가 유세 마지막 날까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라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있으나, 허우 후보가 이기더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박빙의 승부다. 대만 TVBS방송이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칭더(33%)와 허우유이(30%) 간의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했다.

사실상 '미중 대리전'... 전 세계가 지켜본다 

이번 선거도 대만 독립·친미 성향의 민진당 후보와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의 대결에서 미국과 중국이 각 후보의 배후로서 '미중 대리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결과에 따라 아시아의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등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대만 총통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 


8년 전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정권을 잡자 중국은 대만에 무력시위를 펼치며 외교적 고립에 빠뜨리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단호한 압박에 양안(중국-대만) 관계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갈등으로 치달았고, 대만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맞섰다.

중국은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의 선택으로 규정하며 라이 후보가 당선되어 민진당이 재집권하면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또한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정부가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나면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보도하자 주미 중국대사관을 통해 "미국이 어떠한 형태로라도 대만과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반발했다.

반면에 라이 후보는 외신 기자들에게 "중국은 대만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개입하지만, 이번이 가장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대만 독립" 추구하는 라이칭더 

의사 출신인 라이 후보는 1994년 민진당에 입당해 1998년 입법의원에 당선되어 내리 4선을 했다. 2010년에는 타이난 시장 선거에 출마해 승리했으며, 연임에 성공하며 2017년까지 시장직을 지냈다. 

2019년 민진당 총통 선거에 나서 차이 총통에게 패했으나, 이듬해 차이 총통의 러닝메이트인 부총통 후보가 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된 라이 후보는 자신을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로 불러달라고 했다. 

대만 독립을 추구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그는 부총통 후보로 샤오메이친 주미국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지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이 대만 인근의 보급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거나, 대만과 인접한 중국 본토인 푸젠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거가 워낙 초접전이라 독립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연설이나 기자회견에서 "독립"이라는 말을 삼가고 있으며, 당선되더라도 양안 관계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친중' 허우유이, 역풍 불까 중국과 선 긋기도 
 
a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 ⓒ 허우유이 소셜미디어

 
경찰 출신인 허우 후보는 국민당 독재 시절인 1989년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언론인 정난룽을 반역 혐의로 체포했고, 경찰청장과 중앙경찰학교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경찰청의 내부 비리를 상당수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국민당에 입당하며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신베이 부시장으로 8년 동안 일하며 행정가로서의 경험을 쌓았고, 2018년 신베이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어 현재까지 시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허 후보는 민진당의 강경 독립 노선이 중국과의 갈등을 부추겨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국민당의 마잉주 전 총통이 "양안 관계에 평화가 필요하다. 시진핑 주석을 믿어야 한다"라고 말하자 홍콩 사태를 보며 불안감을 느끼던 대만 유권자들이 우려를 나타냈고, 민진당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공세에 나섰다. 

역풍을 경계한 허우 후보는 이날 브리핑에 나서 "나와 마 전 총통의 양안 관계 노선은 약간 다르다"라면서 "대만 독립에 반대하지만, 임기 중에는 통일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며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만약 허 후보가 승리해 정권 교체레 성공하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3위' 커원저, 민생 강조한 의미 있는 돌풍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3위를 달리고 있는 민중당의 커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낮지만, 중도 노선을 앞세워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을 파고들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양안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문제를 놓고 씨름하고 있는 민진당-국민당과 달리 물가 상승률, 주택 문제, 실업률 해결 등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커 후보를 앞세운 민중당이 입법위원 선거에서 10석 안팎을 얻는다면 '캐스팅 보트'를 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은 "대만 총통 선거는 중국의 위협뿐 아니라 경제 현실에도 달려 있다"라며 "이는 특히 젊은 유권자들에게 중요하지만, 선거 때마다 중국의 등장으로 가려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짚었다. 
#대만선거 #라이칭더 #허우유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