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식품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경주 향토기업을 만나다] 태양수산 김선열 대표

등록 2024.01.18 15:01수정 2024.01.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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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태양수산 김선열 대표.

태양수산 김선열 대표. ⓒ 바른지역언론연대

 
해파리는 1년에 2~3번 먹을까 말까 한 음식이다. 잔칫날, 혹은 명절에나 볼 수 있는 해파리를 평소에도 손쉽게 먹을 수 있게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한 업체가 경북 경주에 있다.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해파리 간편식 제조업체 '태양수산'. 태양수산은 2023년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해양수산 신지식인은 해양수산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 유형·무형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수산업·어촌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업체나 인물을 해양수산부에서 발굴·선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총 3개 업체가 선정됐는데 경북에서 유일하게 태양수산이 포함됐다.

태양수산은 해파리 냉동기술을 개발해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파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과 차후 지역 어촌 소득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특히 현재까지 해파리 냉동기술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유함으로써 대형마트 및 편의점에 납품을 하고 있어 향후 경주의 향토기업으로서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1999년 해파리를 포함한 수산물 유통업체로 시작해 지금의 태양수산을 만든 김선열 대표를 만나 태양수산의 성장과정과 앞으로의 계획들에 대해 들어봤다.
 
a  태양수산  전경.

태양수산 전경. ⓒ 바른지역언론연대

 
수산물 물류 업체서 해파리 제조업체로

태양수산은 1999년 11월에 해파리를 포함한 수산물 물류업체로 창립됐다. 단순히 수산물 제품을 보관·운송하며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택배 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태양수산과 같은 물류업체가 전국에 다수 존재하고 있었다.

태양수산의 김선열 대표는 여러 수산물 중 해파리를 간편하게 소분해서 판매하는 일도 함께 시작하며 해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는 '왜 해파리는 염장으로만 유통이 가능할까? 싱싱한 냉동 해파리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해파리를 먹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본격적인 해파리 냉동 연구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수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파리를 냉동시키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해파리 냉동기술은 지난해 해양수산 신지식인 선정과정에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a  태양수산  공장내부.

태양수산 공장내부. ⓒ 바른지역언론연대

 
"해파리는 묵, 곤약과 유사하게 수분이 90% 이상 차지하기에 이를 유통하려면 염장이 필수였습니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이 염분을 제거하고 세척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아 손쉽게 접할 수 없는 식재료였죠. 태양수산에서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염장을 하지 않고 냉동시켜 생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수년간 연구·개발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해파리를 해동하면 원상태로 돌아오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태양수산의 원천 기술로 인정받았습니다."
 
a  태양수산  공장내부.

태양수산 공장내부. ⓒ 바른지역언론연대

 
해파리 냉동기술로 선정된 '해양수산 신지식인'


태양수산은 해양수산부의 '2023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선정된 이유 중 가장 핵심은 바로 태양수산만의 해파리 냉동기술. 물론 신지식인 신청 서류에는 어촌 소득 향상, 해양 생태계 및 환경 개선 등 여러 강점들을 소개했지만 김선열 대표는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해파리 냉동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파리 냉동에 성공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태양수산이 지난해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해파리 냉동기술이 큰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수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파리는, 냉동을 할 경우 해동 시 수분이 증발해 생물상태로 해동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죠. 국내에는 해파리 냉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양수산은 환경적인 요소, 어촌·어민 소득 향상 부분에도 계획을 수립해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a  태양수산  공장내부.

태양수산 공장내부. ⓒ 바른지역언론연대

 

"최근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근해에도 해파리 출몰이 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해파리는 대략 250여 종이 지구상에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2~3종만 독이 없고 나머지는 다 독을 가지고 있죠. 그중에는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맹독을 가진 해파리도 있습니다.

태양수산은 해파리 독을 제거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250여종의 모든 해파리를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죠. 향후 증가하는 해파리는 오히려 태양수산 해파리 제품의 식재료가 되고 어촌 어민들이 해파리를 잡아 부수입을 얻을 기회도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책적으로 해파리를 잡으면 폐기해야 하는 원칙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고 있긴 합니다."
 
a  태양수산  공장내부.

태양수산 공장내부. ⓒ 바른지역언론연대

 
미래 식품 생산하는 향토기업으로

태양수산의 김선열 대표는 해파리를 시작으로 여러 수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가령 요즘 젊은 층에서 좋아하는 굿즈와 해파리의 풍부한 콜라겐을 추출해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고, 나아가서는 수산부산물을 활용해 미래 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슈퍼 푸드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
a  꼬들한 해파리 냉채.

꼬들한 해파리 냉채. ⓒ 바른지역언론연대

 
a  매콤달콤한 가오리 무침.

매콤달콤한 가오리 무침. ⓒ 바른지역언론연대

 
a  해파리 냉채와 족발의 콜라보.

해파리 냉채와 족발의 콜라보.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양수산에서는 해파리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식품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해파리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기도 하고, 관광객들 유입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일부 국가를 방문해 해파리 음식을 선보였고 긍정적인 반응도 얻어냈습니다. 또한 식품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굿즈 생산도 하고 수산부산물을 가공해 슈퍼 푸드를 생산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경주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에서 해파리를 비롯한 슈퍼 푸드의 본고장이 될 것입니다.

아직 태양수산은 첫걸음을 뗀 상태입니다. 해파리 출몰 증가에 대한 심각성 인식, 관련된 정책적인 변화, 세계시장 선점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해 태양수산은 해파리 관련 제일의 기업,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향토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주신문에도 실립니다.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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