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15일 저녁 창원 사파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미사”를 올렸다.
윤성효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은 그 근본 쇄신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끝낼 수도 없고, 끝내서도 안된다. 우리는 정부의 재발 방지 대책 수립으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한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저녁 천주교 사파동성당에 모인 시민‧천주교인들이 이같이 염원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백남해 신부)가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미사"를 올린 것이다.
추모미사에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총선당선인(창원성산) 등이 함께 했다.
행사는 추모미사에 이어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백남해 신부는 강론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울부짖음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진실을 찾을 때까지 잊지 않아야 한다"며 "숱한 참사로 인한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모든 참사의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문화제에서 천주교 마산교구장 서리 신은근 신부는 추도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그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하며 이곳에 모였다. 그들의 영혼이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그들의 가족들이 하늘나라의 위로를 받으며 생기를 되찾기를 주님께 기도드린다"라고 했다.
신 신부는 "세월호 가라앉는 좁은 객실에서 당황하며 숨져갔을 어린 영혼들을 떠올려 본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족들에겐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아픔일 것이다. 그런데도 10년을 감내하며 살아왔다"라고 했다.
이어 "돌아보면 하나하나 아프지 않은 사연은 없다. 그러면서도 그 아픈 상처를 대신 아파해 줄 수도 없다. 조용히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이 시간 이후도 가끔씩 그들을 위한 기도를, 주님께 성모님께 바치련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 신부는 "그날 이후, 다음에는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다짐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알려지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안타까운 사고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어린 영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여전히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며 보호해야 할 것이다. 억울하게 고통받고 상처받는 이들 곁에 소리 없이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아줘야 할 것"이라며 "상처는 치유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는다. 시간은 아무리 흘러도 약이 안 되고 마취제로 남는다 했다. 주님께서 치유의 은총을 내려 주시길 청한다. 인자하신 성모님께서 부모들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시길 간청한다"라고 했다.
신은근 신부는 추도사 마지막에 함민족 시인의 시 "숨쉬기도 미안한 4월"을 낭송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그 가운데 하나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루카 12,6 참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 한편에서는 이제 그만 잊으라고 다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어 몸부림치고 있다"라며 "기억만이 살아갈 길인 사람들과 망각이 살길인 사람들 사이의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세월호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반복되고 있는 참사를 언급한 이들은 "비슷한 참사가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보면, 세월호 참사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며 "이에 우리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정을 운영하여 주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를 사는 우리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고, 부활하신 주님의 찬란한 빛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감싸기를 기원한다"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라는 배 이름에 묻히고, '희생자 304명'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이름을 정성껏 부르고자 한다"며 명단을 다 불렀다.
한편 민주노총 경남본부, 4‧16세월호참사10주기 경남준비위원회는 16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문화제"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