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시민단체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10주년 기억식’
이민선
노란 리본을 두 손으로 받아 든 학생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뒤 가던 길을 재촉한다. 아기 손을 꼭 잡고 온 한 여성은 리본을 받아든 뒤 간이 의자에 살며시 앉는다. 노란 리본을 가슴에 붙여주자 신기한 듯 바라보는 아기.
14일 오후, 안양 범계역 로데오거리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아래 10주기 기억식)' 풍경이다.
행사 진행자 일부가 행인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누고 있을 때, 간이 무대에서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자유 발언의 내용을 요약하면 '그날을 잊을 수 없다'와 '아직도 진상규명 안됐다', '잊지 말아야 한다' 등이다.
한 시민은 "믿을 수 없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운을 뗀 뒤 "더 믿을 수 없는 것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진상규명 안 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0주기의 노란 리본을 잊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은 세월호 10주기가 됐는데도 우리 사회는 아직 안전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0주기 기억식에 최대호 안양시장, 최병일 안양시의장과 시·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강득구 의원이 참석해 "잊지 않겠다.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오카리나와 우쿠렐라 공연팀의 연주도 이어졌다.
10주기 기억식을 마련한 이들은 안양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 경기중부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등 안양지역 시민단체다. '마음에 새긴 약속, 기억은 힘이 세지'를 슬로건으로 노란 리본을 나누고, 시민들 자유 발언을 듣는 것으로 행사를 채웠다.
행사 목적은 '진상규명'이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진실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노란 리본을 나누고 포토월을 기록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는 게 행사를 마련한 시민단체 측이 전하는 기억식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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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믿을 수 없는 건 아직도 진상규명 안됐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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