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훨씬 비싼 숙소비.
최은경
가까운 곳으로 체험학습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지만 일단 나가면 간식비, 식비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는 1인분을 거뜬히 먹는 아이와 한끼 외식을 하고 더워진 날씨를 탓하며 커피 한 잔에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먹을라치면 5만~6만 원은 우습다. 조금 유명한 관광지 물가를 반영하면 10만 원도 금방이다. 이러니 나흘이나 되는 연휴를 매일 특별한 곳에서 보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집에서 삼시세끼를 해먹는 것이 힘들테니 배달이나 외식도 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치킨 한 마리가 2만 원을 훌쩍 넘지만 그거 하나로는 두 남자의 허기를 채울 수 없기에 사이드메뉴까지 추가해야 한다. 배달 한 끼에 4만~5만 원이 든다. 배달비를 아끼자고 외식을 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식집 김밥 한 줄도 4천 원이나 하니 김밥에 떡볶이만 먹어도 3만 원이 금방이다.
생활비 방어를 위해서는 결국 부지런히 움직여 집밥을 해먹고, 저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들이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근처 공원으로 도서관으로 박물관, 미술관으로 입장료가 없거나 저렴한 장소를 물색하고 집에서 싼 얼음 가득 넣은 생수와 간식거리를 챙겨 하루를 보내볼 심산으로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연휴 내내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있거나 심심하다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와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렇게 마음이 비장해지니 차라리 학교를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웃고 엄마는 우는 이유다.
물론 재량휴업일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는 신청을 통해 등교할 수 있다. 하지만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자율 운영되며 점심식사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오전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휴가를 내기 힘든 맞벌이 부부라면 오후시간 아이를 돌볼 계획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그 때문인지 학교가 재량휴업을 하는 것과 달리 학원들은 대부분 정상운영한다. 재량휴업일과 상관없이 오전에는 집에서 아이들끼리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학원에 보낼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이쯤되니 재량휴업일을 지정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헷갈린다. 아무쪼록 내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연휴는 학교 선생님도 학부모도 아이도 모두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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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출신의 문화예술기획자에서 전업주부가 되기로 결심한 평범한 엄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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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재량휴업... 입 벌어지는 숙박비에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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