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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환한 웃음... 화보처럼 담긴 김건희 여사, 국민들이 원할까?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당당히 조사 받는 모습을 기대한다

등록 2024.06.08 12:03수정 2024.06.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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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현충일 추념식 김건희 여사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현충일 추념식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마치 화보 같은 김건희 여사 사진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게시됐습니다. 지난 6일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현충일 추념식'과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 참배'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김 여사가 참배하는 사진 중에는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고 김 여사에 포커스를 맞춘 연예인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사진도 게재됐습니다. 

추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 부부 사진 중에는 김 여사가 환하게 마치 카메라를 보는 듯한 사진과 윤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는 김 여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습니다. 추념식이 아니라 다정한 부부를 촬영한 사진처럼 보일 수도 있는 사진입니다. 

의도된 연출과 의상?... 유독 튀는 김 여사 사진 
 
  6월 5일 용산어린이정원 교육관 개관식에 참관한 김건희 여사
6월 5일 용산어린이정원 교육관 개관식에 참관한 김건희 여사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과 의상으로 의심되는 사진도 있습니다. 지난 5일 김건희 여사는 용산어린이 정원 내 '어린이 환경,생태교육관' 개관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김 여사는 검은색 치마에 하얀색 셔츠를 입었습니다. 아이들의 다채로운 의상 색상과는 굉장히 대조적입니다. 김 여사가 입은 하얀색 셔츠와 검은색 치마는 교복을 연상케 합니다. 이런 색상의 의상은 순수한 모습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진을 보면 아이들 얼굴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김 여사의 모습을 배경처럼 담았습니다. 자애롭고 너그러운 인물처럼 돋보이게 할 때 자주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6월 5일 용산어린이정원 교육관 개관식에 참관한 김건희 여사
6월 5일 용산어린이정원 교육관 개관식에 참관한 김건희 여사대통령실제공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 김 여사는 항상 뒤에서 아이들을 향해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아이들 틈에서 찍은 사진 속 김여사의 품에는 새끼 고양이가 안겨 있었습니다. 사진만 보면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입니다. 

지난 4일 상춘재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사진에서도 김 여사를 돋보이는 사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우자들이 이동하는 중에 김 여사는 계단을 내려가는 참석자 한 명의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경복궁 경회루에 대해 설명도 해줍니다. 수묵 크로키 퍼포먼스 공연을 한 석창우 화백과 대화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수개월 동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차 일정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전시회와 공연을 기획했던 전직 '코바나컨텐츠' 대표다운 모습이 그대로 사진에 담겨 대통령실 홈페이지와 언론에 배포된 셈입니다. 

보도용이 아닌 화보를 촬영해 제공했던 대통령실 
 
  2023년 3월 전남 순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보는 김건희 여사
2023년 3월 전남 순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보는 김건희 여사대통령실제공
 
김건희 여사는 취임 전 눈물을 흘리며 '조용한 내조'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당선 1주년을 기점으로 숨가쁠 정도로 다양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언론에 배포된 사진을 보면 보도 목적이 아닌 '화보 촬영'이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예인들과 비슷한 구도로 촬영된 사진들이었습니다. 


특히 2023년 3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촬영된 김 여사의 사진은 보도용으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구도와 형식이었습니다. 얼굴을 반쯤 돌리고 활짝 웃는 표정, 필터를 사용한 듯한 필름용 감성의 얼굴은 제대로 나오지 않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기록용, 보도용 사진을 촬영한 게 아니라 김 여사 SNS용 사진을 찍어 언론과 국민에게 배포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명품백 수수의혹,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의 명품가방을 받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의 명품가방을 받는 모습 서울의소리 유튜브 갈무리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을 받은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5개월 동안 공식적인 자리에 나오지 않았고 얼굴도 모습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루마니아 대통령 부부와 만났지만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김 여사는 공개 행보에 나섰습니다. 회암사 사리 반환식에 참석한 김 여사의 사진이 공개됐고, 대통령실과 언론은 김 여사가 큰 공헌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6개월 동안 중단했던 국외 순방을 재개한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고 합니다. 

국민들과 야당이 충격을 받았던 명품백 영상이 공개됐지만, 수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국외 순방 소식이 알려지자,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면서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죄 지은 게 없다면, 억울함을 깨끗하게 털고 싶다면 김건희 여사는 검찰총장의 방침대로 '내가 나가겠다',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조사받기 바란다"라며 "모든 아내는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실 화보 촬영 행보가 검찰청 앞 포토라인으로 뒤바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헌정사상 (대통령) 가족들이나 특히 영부인 문제가 발생했어도 포토라인에 세운 적은 없었다"라며 김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원한 건 김건희 여사의 연예인과 같은 화보 사진이 아니라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당당히 조사를 받겠다는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김건희 #화보촬영 #대통령실 #윤석열 #명품백수수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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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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