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비전센터 박우철 대표가 센터활동과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혁진
매주 토요일 센터 3층에서 운영되는 '밥상공동체'는 밥을 함께 먹으며 북향민의 삶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일명 ' 친정집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시간은 남북 주민이 공감하며 끈끈한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밥상공동체 효과는 '만나야 통일이다'라는 말을 실감 나게 한다.
친정집프로젝트는 북한 고향 음식인 두부밥, 언감자 송편을 만들어 나눠 먹고 독거노인 반찬 배달, 어르신을 위한 복날 삼계탕 대접 등 지역 사회 봉사도 전개하고 있다.
센터는 탈북민 자녀 멘토링도 했다. 자녀들은 남쪽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중도 입국한 아이들도 있다. 데려오지 못한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탈북하며 겪는 부모들의 트라우마도 전문 상담사들과 협업해 치료했다. 북향민 재소자를 만나 상담하고 출소 후 사람을 소개하는 일도 진행중이다.
센터는 앞장서기보다는 북향민 각자의 재능을 센터에 말하면 이들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음악, 연극, 토크콘서트, 뮤지컬, 합창단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전문가와 연결해 북향민들이 무대에 오르도록 지원했다.
'남북김장나눔한마당'은 '디아스포라축제'로 거듭나
북향민들의 원활한 소통 공간으로 자리 잡은 센터는 외연을 넓혀 고려인 동포에게도 손길을 내밀었다. 광주 월곡동에는 현재 7~8천 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3층 센터 건물의 1층을 고려인 아이들을 위한 숲속의 작은도서관으로 내준 것도 이 때문이다.
센터는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교실'도 하루 2회 운영하고 있다. 이주민들이 언어소통과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자조모임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서로 친목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한편 센터 활동의 하이라이트는 매년 개최하는 '남북김장나눔한마당'과 '설전 음식나눔한마당'이다. 3일 동안 천 포기를 만들고 나누는 김장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2년 전부터는 고려인도 참가해 '디아스포라축제'로 발전했다.
3년 전 시작한 설전 음식나눔한마당은 고향 못 가는 남북 주민 150명이 1대 1로 음식과 선물을 돌리는 행사이다. 선물은 5만 원으로 제한하고 여기엔 정성 어린 '손편지'가 들어가야 한다.
박 대표는 지난주 여행하기 어려운 북향민 4명을 데리고 개인적으로 4박 5일 조-중접경 지역 역사 유적지를 답사했다. 북향민들에게 추억을 되살리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센터의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보니 동정보다 남북 주민이 동등한 식구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박 대표도 북향민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동행과 사랑이 광주를 넘어 국내외로 퍼지길 기원해 본다.
끝으로 그는 "사람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행복하면 무엇이든 찾아 할 것이며 어떤 게 맞는지 지금도 고민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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