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륵사 불이문 앞 사육장의 토끼
박배민
항상 열려 있던 불이문 앞의 찻집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아직 개점 전인가 싶어 문 앞에 다가가니, 경내로 이동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라진 찻집 대신 눈에 띈 것은 새로운 토끼 사육장이었다. 한때 찻집 뒤뜰에서 자유롭게 뛰놀던 토끼들이 이제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었다. 스님이 토끼 사육에 갑자기 취미를 붙이신 걸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현존 유일의 고려시대 전탑
신륵사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무려 8개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문화유산은 다름 아닌 '다층 전탑'이다. 우리나라에 탑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석탑으로, 전탑(벽돌탑)은 매우 드물다. 실제로 문화유산포털에 등록된 석탑은 500건이 넘지만, 전탑은 고작 7건에 불과하다. 특히 이 다층 전탑은 유일한 현존 고려시대 전탑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