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기후위기비상행동 주최로 진행한 기후 재난 속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 를 위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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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수당, 작업중지권 보장을 위한 첫걸음
이처럼 임금을 충분히 보전받지 않으면 무리해서 일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기후 수당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작년 8월, 라이더유니온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 실업급여를 주장한 바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기후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수당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다.
하던 작업을 중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단순한 관성도 있겠지만, 당장 수입이 끊기고 괜히 불이익을 받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조건들이 제대로 설계되어야 노동자 개인의 '멈춤'은 그저 한순간의 쉼이 아니라, 권리 행사가 될 수 있 다. 잠깐 작업을 중단해도 임금이 납득 가능한 수준까지 보전되어야 플랫폼 노동자들은 쉼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
물론 배달과 이동 노동자를 위한 쉼터도 더 많이 생겨야 하고, 플랫폼 업체들의 무리한 할증 혜택에 규제도 필요하다. 이것이 작업중지권을 향한 두 번째 걸음이다.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을 지지할 만큼 시민의식도 성숙해야 한다. 배송 시간이 길어져도 기후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가장 어려운 마지막 걸음일 수 있겠다.
이쯤 되면 작업중지권을 누가 보장해야 하는지는 다 나온 것 같다. 정부가, 기업이, 소비자가, 우리 모두 함께 플랫폼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야 한다. "내가 그걸 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고, 내 몫 챙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니까. 하지만 복닥거리는 이 사회 안에서 살기로 한 이상 우리는 동료 시민의 권리에 무심할 수 없다. 타인의 권리에 관한 관심은 반드시 나의 권리에 관한 관심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어제 점심에 배달로 먹은 밥 한 끼, 오늘 받은 택배 한 박스는 역설적으로 그것을 연결하는 사람이 멈춰 설 권리를 보장해야 내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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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시간도 아까워 버텨"... 이들이 멈출 수 있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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