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작가 신간<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마름모출판사
이런 맥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존재계발'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지혜를 탐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 지혜로 말미암은 태도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부'를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부로 말미암은 '성공'이 아닌 존재로 말미암은 '성공'을 거머쥘 수 있게 해주고, 간편하진 않지만 치열하기 때문에 고로 흩어지기도 어려운 단단한 행복에 도달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좋은 삶으로 가는 여정에 관한 책이다'
서문 첫 문장에 등장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바로 그 지혜와 태도로 말미암은 좋은 삶으로 가는 여정을 말하기에 반드시 '존재계발서'라고 부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사실 꽤 도발적인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라는 제목에 비해 돈 이야기는 표층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심층에 흐르고 있는 거대한 물결은 읽는 이들에게 질문한다. 과연 돈 말고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말이다.
"결론은 아무리 돈이 최고인 시대라 하더라도, 돈만 쫓는게 항상 능사는 아니고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 즉, 우리는 나의 시간을 써서 돈이 아닌 무엇을 쌓아왔는지, 또 무엇을 쌓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 무언가가 오히려 더 큰 돈을 벌어줄 수도 있다. 그러니 돈에만 목을 매게 되면 말 그대로 돈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삶이 되는 셈이고, 돈마저 없어지면 삶을 증명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그러나 내가 시간으로 쌓은 어떤 기술이나, 취향, 능력, 태도, 지식등은 돈이 없어져도 남는다. 그것들은 내가 길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며, 삶의 근본이자 자존감의 바탕이 된다. 그래서 돈이 아닌 다른 것도 쌓아온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에게는 그들의 삶과 결코 바꾸고 싶지 않은 그 무언가가 있다. 내가 온 마음을 다하여 얻은 진실의 시간들이 있고, 그것은 그 무엇 앞에서도 강하고 공고하다. 나는 내 마음이 담긴 시간들로 강해진다.' - 142-143p.
저자를 수식하는 말 중 가장 빼어난 말은 '매일 쓰는 사람'일 것이다. 그와 같이 매일 쓰지는 못하지만, '매일 쓰려고 하기는 하는 자'로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아니, 이 자는 도대체 어떤 거대한 '빙산'과 같은 내면세계를 가지고 삶을 대하기에 매일 '일각'으로 이런 글들을 써낼 수가 있는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 빙산을 바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참을 수 없어서, 이 빙산으로 팥빙수를 만들어 흡입하고 싶어서,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하기에 독서토론 모임까지 열어 이 산을 즐거히 등산 중이다.
삶을 향한 좋은 태도란, 삶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매순간 진지하게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질문하며 지독할 정도로 꼿꼿하게 걸어가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선물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성공에 눈 먼'이 아닌 '삶과 사랑 그리고 행복에 눈 뜬' 진짜 존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더 잘 되고, 성공한 사람이 아닌, 더 잘 살고 싶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응원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존재계발서다.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나라는 세계를 만드는 법
정지우 (지은이),
마름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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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당연스럽게 '내'가 주체가 되어 글을 쓰지만, 어떤 순간에는 글이 '나'를 쓰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마치 나도 '생명체'이지만, 글 역시 동족인 것 같아서, 꿈틀 거리며 살아있어 나를 통해서 이 세상에 나가고 싶다는 느낌적 느낌이 든다. 그렇게 쓰여지는 나를, 그렇게 써지는 글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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