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하회탈언제부터인가 하회탈이 좋아 벽에 걸어두고 그냥 바라본다.
정호갑
언제부터인가 하회탈이 좋았다. 하회탈에 패인 깊은 주름은 살아오면서 받은 아픔, 상처의 흔적이다. 굳이 이 주름을 펴기 위해 애쓸 필요가 있을까. 살아오면 입은 상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 또한 힘이다.
상처가 잊히도록 변하면 되지, 그 상처로 주눅이 들어서는 안 된다. 우뚝한 코가 이를 말해준다. 아픔과 상처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자존감은 살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눈과 입에서 드러나는 웃음은 여유이고, 그 여유는 멋이고 품격이다. 어렵고 힘든 세상살이를 받아치는 그 여유와 품격을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