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글쓰기 수업에 중국계 학생과 베트남 이주민 학생이 각각 참여했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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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한국 교육에도 '이주민과 영국인,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등 다양한 틀로 분석하며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시티즌십 에듀케이션'과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결국 공감의 영역인데, 저자는 '심퍼시 sympathy'와 '엠퍼시 empathy'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심퍼시는 감정, 행위, 이해이지만 엠퍼시는 일종의 지적 작업으로, 자신이 타인의 입장이었다면 어떨지 상상하여 누군가의 감정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혼란스러웠던 영국 사회에 시티즌십 에듀케이션이 '엠퍼시' 교육으로 연결되었던 것처럼 200만 이주민 시대의 우리 교육에도 '엠퍼시 교육'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이밖에도 다양한 상황과 사례를 통해 '책은 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동양계 이민자의 눈으로 영국사회의 이면을 차분하게 관찰한다. 복지국가와 다문화 사회의 이상이 무너지고 인종차별, 빈부 격차, 성소수자 문제 등의 난제들로 신음하는 영국 사회'(표지글)의 모습은 이미 한국 사회의 문제가 되었으며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마침 정부의 2025년 고교 무상교육 예산이 99% 삭감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고교 무상교육이 중단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저소득층 가정이라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는 교육에서도 사회적 불평등이 이어진다는 의미이며, 결과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에서 소외되고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빈곤 지구 아이들은 빈곤 보조금을 받는데 그 돈은 가난한 아이들과 그 가정을 위기에서 구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활동이나 과외활동에 쓰이기도 한단다.
현재 우리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긴축정책은 결과적으로 빈곤가정을 위한 예산이나 교육활동을 위한 예산의 축소를 의미하며, 결국 교육의 빈틈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생각해도 교육적 퇴행이 아닐 수 없다.
교육예산의 삭감은 다문화가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다문화가정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다문화가정에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것은 누구나 인지하는 바다. 이미 주거지원, 교육지원, 의료지원, 직업 훈련 및 취업 지원, 법률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육지원은 교육청과 학교에서 제공하는 심리적 정서적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데, 교육예산의 삭감이라니 어쩐지 불안했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는 각 색깔별로 뜻이 있다. 백인과 유색인종과 우울을 의미한다. 책의 말미에 아들의 색은 블루에서 그린으로 바뀐다. 더는 우울하지 않거나 성장하는 중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고 저자는 짐작한다.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주민들의 색은 어떨까. 그들의 색이 긍정일 수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무척 기분 좋을 것 같다.
책에서 저자가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는 방식은 무척 조심스럽다. 도움을 줄 때와 받을 때 주고받는 사람의 상황, 마음, 주변의 분위기까지 살피는 세심함이 보인다. 우리 사회도, 교육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 차별과 다양성 사이의 아이들
브래디 미카코 (지은이), 김영현 (옮긴이),
다다서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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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다녀와 집어든 책, 이주민들 색은 어떤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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