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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뜬 안세영 발 물집 사진, 협회장 "어쩔 수 없었다"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 김택규 회장 "규정 때문에", 민형배 "그게 할 말? 내려와라"

등록 2024.09.24 13:02수정 2024.09.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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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공개한 안세영 선수(배드민턴)의 발에 생긴 물집 사진.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공개한 안세영 선수(배드민턴)의 발에 생긴 물집 사진. ⓒ 민형배 의원 제공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문제가 된 대한배드민턴협회 후원사 계약 문제에 대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회장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해당 후원사와의 '페이백 논란'을 두고도 "후원 물품을 제대로 배분했다"고 주장했으나, 협회 내부 인사로부터 "문제가 있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신고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인사는 협회 집행부의 전원 사퇴를, 질의에 나선 국회의원은 김 회장의 협회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선수 발 난리 났는데 그냥 두고 봤나"

a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를 통해 안 선수의 신발 관련 논란을 거론하며 김 회장의 자격을 따져 물었다.

민형배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운동선수에게 신발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홍명보 : 가장 민감하고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 (PPT로 안 선수 발에 생긴 물집 사진을 띄우며) 김택규 회장, 선수 발이 난리가 났는데 그냥 두고 보신 이유가 뭡니까. (그동안 해명을 통해) 규정 때문, 협약 때문이라면서요. 바꾸면 되잖아요.
김택규 : (후원사 요넥스와의 계약이) 4년간...

: 그것 때문에 그럼 4년간 안 선수가 저렇게 찡그리면서 경기했습니까.
: 신발 부분은 (4년은 아니고, 안 선수가 문제를 제기한 건 2023년) 아시안게임 이후입니다.


: 안 선수가 올해 1월 A4 용지 13장짜리 건의서를 협회에 올렸습니다. 봤습니까.
: 네, 봤습니다.

: 올림픽을 앞둔 선수가 신발 문제를 호소해요. 그럼 바꿔줘야 합니까, 아닙니까.
: 바꿔야 하는 입장인데요,


: 왜 안 바꿨냐고 묻는 겁니다. 규정, 협약 때문입니까.
: 네.

: 그게 협회장으로서 할 말입니까.
: 내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문제입니다).

: 그럼 협회장을 왜 해요? 그런 거 해결하라고 협회장 하라는 거 아닙니까. 지금이라도 그만두세요.
: 한 30, 40년 이어져 온 규정,

: 여보세요, 회장님. 국가대표가 신발이 안 맞아 불편을 호소하고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데 그걸 풀 생각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규정·계약을 바꿔야 할 것 아닙니까.
: 네, 바꾸겠습니다.

: 왜 이제야 바꾼다고 합니까. 이 어린 선수가 올림픽을 앞두고 13장이나 되는 건의서를 제출했을 때는요.
: 그때 당시엔,

: 핑계 대지 마시고요. 또 같은 말씀을 계속하시네요.
: 어쩔 수 없는,

: 회장님! 어쩔 수 없는데 왜 거기 앉아 계세요.
: 회장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협회 내부 인사조차 "집행부 전원 사퇴해야"

a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유성호


민 의원은 '김 회장이 후원사로부터 셔틀콕 30%를 추가로 받는 페이백을 장부에 산입하지 않고 이를 절차 없이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강하게 지적했다.

민 의원이 "페이백 이 문제는 왜 회장님 마음대로 하나"라고 묻자 김 회장은 "페이백이라 말씀하시면 저거하고, 후원 물품인데"라고 답했다. 이에 민 의원은 "그 말이, 그 말 아닌가"라며 "협회를 회장님 마음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선수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민 의원은 "협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게 배드민턴 동호회들의 말"이라며 "(페이백으로 받은 물품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질의에 김 회장은 "(배분을) 제대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의 말은 달랐다. 실업팀 포천시청의 감독이기도 한 차윤숙 이사는 "회장님의 페이백 논란은 저뿐만 아니라 이사들이 알고 있었고, 문제점을 제시했으며, 제가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신고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더해 "협회 예산이 적다 보니 계약 과정에서 용품업체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저희 배드민턴 종목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음에도 축제나 잔치를 열어도 모자랄 판에, 지금 선수 보호도 안 되고 후진 행정으로 인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부끄럽고 죄송스럽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회 이사로서, 지도자의 일원으로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협회 집행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촉구했다.

a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a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대표팀 감독,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대표팀 감독,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안세영 #배드민턴 #김택규 #민형배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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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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