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예술강사 변현주변현주 1인극 '어머니 날 낳으시고' 공연 장면 중
변현주
변현주 학교예술강사는 연극인이다. 1996년부터 부산에 있는 극단 새벽에서 활동했다.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영화배우가 이 극단 출신으로 있을 만큼 실력 있고,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늘 정면으로 다뤘던 진지한 극단이다. 변현주씨는 학교예술강사로 2006년부터 일했다. 19년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학교예술강사지부에서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학교예술강사는 기본 교과과정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배치돼요. 전국의 초중고 학교장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신청해요. 매년 전국 초중고 75% 정도가 신청할 정도예요. 진흥원은 신청한 학교 대부분을 지원해 줬어요. 매년 혜택을 받는 학생 수가 250만 명에 이릅니다."
학교예술강사 사업이 시작된 것은 25년째이지만,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도다. 당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됐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도 생겼다. 학교예술강사가 학교에서 일하려면 진흥원의 140시간 연수를 받아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육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교에 배치된 학교예술강사는 주 1회 학생들을 만난다.
"저는 고등학교에서 연극을 가르치고 있어요. 수업은 연극에 대한 기본 이해를 높이고, 창의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내용이에요. 연극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과 사회성, 관계성을 길러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구체적으로는 상황극이라든지 연극놀이를 해요. 팀별 활동도 하고 개인 활동도 하죠."
국어 수업 내용 중에 희곡이 있다. 변현주씨는 교사와 협력해서 희곡을 글로만이 아니라 실제 연극을 통해 가르친다. 연극을 배운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특이사항으로 기록할 정도로 의미 있는 배움으로 여긴다. 왜일까?
"학생들이 학교 안 시스템에 갇혀 있어요. 예술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학교 교육 안에서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에요. 아이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무엇인가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팀워크를 통해 사회적 연대감을 길러낼 수 있습니다."
성적과 경쟁만이 있는 입시교육에서 연극은 생뚱맞을 수 있다. 오히려 그렇기에 연극과 예술은 학생들에게 해방구가 될 수 있다. 연극은 창의성과 협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혼자 자라잖아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소수의 관계로만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연극을 하다 보면 많이 투닥거리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제가 도와주면서 함께 마무리하면 그때 학생들이 느끼는 보람은 대단해요."
변현주씨는 연극의 키워드로 차별과 혐오, 학교 폭력, 환경 문제 등을 준다고 한다. 학생들이 그것을 가지고 연극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기표현을 하고, 사회적 연결을 느끼고, 정서적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변현주씨는 "장애인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들이 연극 수업을 다시 꼭 찾는다"고 말했다.
"장애 학생들에게 연극은 또 다른 의미가 있고, 특별한 교육의 목표가 있어요. 먼저 문해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요. 자기 발표를 소극적으로 했거나, 못해 봤던 학생들에게 연극은 다른 기회가 됩니다. 장애 학생들이 통합반에서 다른 학생들과 연극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들을 형성해 나가요. 연극을 하고 나면 분위기가 달라져요. 그래서 특수교육 선생님들은 연극을 매년 하고 싶어해요."
윤석열 정부, 예술강사 사업 폐기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