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작품이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평가한 <뉴욕타임스> 기사
뉴욕타임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이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라는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문학, 여성의 힘 표현할 수 있는 통로"
NYT는 "한강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인이자 아시아 여성"이라며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막강한 소프트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한강의 수상이 한국의 가장 큰 문화적 업적으로 찬사를 받은 반면에 한강을 비롯한 한국 여성 작가들이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때로는 여성 혐오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NYT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재의 이름을 갖춘 2008년 이후 여성 장관은 단 한 명뿐이었고, 남성 중심의 한국 문학 평론계는 고은 시인을 가장 유력하고 합당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꼽아왔다고 짚었다.
또한 고은 시인이 성 추문에 휘말리기 전까지 노벨 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그의 집 앞에 많은 기자들이 몰려 대기했지만, 한강은 이 같은 군중을 모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강의 작품은 무거운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페미니즘적으로 볼 수도 있다"라며 "소설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이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결정은 가부장적 시스템에 대한 저항의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여성이 여전히 정치, 경제, 뉴스 미디어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문학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라고 분석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크리스 리는 "(문학은) 성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라고 말했고, 언론인 겸 작가 유니 홍은 "최근 전문직 여성 계층이 늘어나면서 한국 문학 시장에 여성 독자들이 더욱 강력해졌고, 국내외에서 성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목소리에 대한 갈증도 생겼다"라고 밝혔다.
"김대중과 한강, 피비린내 나는 투쟁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