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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세계인의 축제"... 창원, 형형색색 빛났다

11~13일 창원에서 열린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각 나라 인기가수 공연, 거리행진 등 다양

등록 2024.10.13 16:40수정 2024.10.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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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감동이다. 세계인의 축제답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보고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 특히 외국 현지에 가서나 볼 수 있는 문화를 경남 창원에서 함께 할 수 있어 고맙기까지 하다."

13일 오후 창원 용지문화공원에서 만난 김아무개(43, 창원)씨가 한 말이다. 가족들과 함께 앉을 돗자리를 들고나온 김씨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식도 한 자리에서 먹어 볼 수 있어 무척 좋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축제는 올해로 열아홉 번째 열린 문화다양성축제 맘프(MAMF, Migrants'-이주민 Arirang-아리랑 Multicultural-다문화 Festival-축제)다.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이주민센터 등 여러 기관‧단체가 지난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사흘 동안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올해 맘프에는 14개국 교민회와 21개국 주민이 주축이 돼 '다함께 모이는 축제(Together to Gather)'를 주제로 열렸다. 지난해 행사 동안 연인원 28만 명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 국가들도 참여했고, 각국 대사관‧영사관도 함께했다. 또 부산대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의 유학생들도 참여해,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외국인 주민들이 함께한 축제가 됐다.

창원, 김해, 거제, 진주, 양산, 함안 등 경남지역 곳곳에 사는 외국인주민들이 참여했고 울산과 부산, 인천, 부평, 평택 등 다른 지역에서도 버스를 함께 타고 와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축제 기간 내내 여러 나라의 노래, 춤 등 다양한 문화가 펼쳐졌다. '축제장 속 지구촌'을 연상할 수 있는 "마이그런츠 아리랑"이 13일 곳곳에서 열렸고, 11개국 인기 가수들이 모여 세계 음악의 향연을 펼치는 '월드뮤직콘서트'로 열렸다.


주최 측은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올해 맘프의 주빈국으로 필리핀을 선정했다. 아루가이 필리핀 재외동포위원회 장관, 마리아 테레사 주한필리핀대사가 축제 첫날 성산아트홀에서 열린 개막식에 함께 하기도 했다.

국립바야나한무용단이 공연을 펼쳤고, 필리핀 현지 인기봉상 '위기버스'가 둘쨋날 공연해, 특히 필리핀인들이 환호했다. 2008년 북경올림픽 개막공연에 참가하기도 했던 중국 산시성 위런시 헝산구 지역민속예술과 연희연구회 소속 단원 33명이 방문해 중국 국가무형유산인 '헝산 장구춤'을 선보여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실력있는 국내외 춤꾼글의 경연으로 가을밤을 수놓은 '맘프 댄스 페스티벌'이 열렸고, '다문화 그림그리기 대회'에 이어 인근 영화관에서는 '맘프영화제 시사회'가 열렸으며, '도시로 떠나는 세계여행', '지구마을 바자르-자유시장', 지구촌 거리음식잔치가 곳곳에서 열려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또 행사 둘쨋날에는 경상남도가족센터와 경남다문화가정연대가 올해 처음 함께하는 '세계시민투게더페스티벌'이 열렸고, 시민들이 도심 거리를 스케치북 삼아 마음껏 창작 공간으로 만드는 '내 맘대로 드로잉 페스티벌'도 관심을 모았다. '문화다양성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도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경제인들도 축제에 함께했다. 각국 교민회가 추천한 베트남, 몽골 등 해외 바이어 60여 명이 축제 기간에 입국해 경남지역 기업인들과 '맘프 연계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를 열었다.

맘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문화다양성 거리행진(퍼레이드)'이 축제 마지막날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부터 창원시청 옆 사이 도로, 2.2km 구간에서 열렸다. 21개국 18팀이 참여했는데, 중남미 여러 나라가 한 팀으로 참여했고, 한국도 전통 문화를 선보이며 거리를 걸었다. 창원민예총 회원들의 풍물이 "지구를 식혀라"고 쓴 펼침막을 높이 들고 앞장을 섰다.

각 교민회마다 특색있는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열정을 쏟았다. 주최측 지원금으로는 부족해 각각 모금을 하거나 후원금을 받아 준비를 했다. 각 나라마다 전통 의상 뿐만 아니라 춤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었다.

파키스탄 교민회는 화물차에 그림을 그린 '트럭 아트'를 선보였다. 교민회는 트럭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한 달 동안 주말마다 모여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교민회는 매년 8월에 캔디에서 열리는 퍼레이드를 창원에서 재현했고, 필리핀은 여러 섬의 다양한 문화를 선보였다.

몽골, 태국, 네팔, 중국, 일본,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교민회가 고유한 문화를 뽐냈다. 다양한 여러 나라‧민족의 문화를 볼 수 있는 거리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도로 옆에 줄지어 선 많은 관람객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세계인이 하나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

다미드 경남스리랑카교민회 공동대표는 "무척 좋다. 아마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맘프가 세계에서도 유일할 것이라 본다"라며 "거제와 양산, 김해 뿐만 아니라 울산에 사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와서 함께했다. 여러 문화를 함께 즐기고 하면서 재미나는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퍼레이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스리랑카 두 번째 도시인 캔디에서 해마다 8월에 열리는 불교 관련 퍼레이드가 있는데, 유럽 사람들도 많이 와서 관광하거나 즐긴다"라며 "이번 맘프에 그 캔디 퍼레이드를 재현했다"라고 소개했다.

아웅묘우 경남미얀마교민회 부회장은 "마이그런츠 아리랑 공연에서 미얀마 관련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얀마 전통 의상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펼쳤다"라며 "맘프에 미얀마 문화를 보여줘서 좋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맘프는 세계인이 하나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철승 맘프 집행위원장은 "그야말로 세계 시민이 함께 하는 축제가 됐다.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특히 이주민들이 세계 시민이 되어 함께하며 즐겼다"라며 "여러 행사마다 나라를 나누지 않고 같이 즐기면서 나름대로 관람객들의 호응도 좋았다고 평가한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공연은 문화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던 것인데, 여러 나라의 인기 가수들이 한 무대에 올라 더 좋았다"라며 "한국에 사는 외국인주민들도 한국 문화에만 익숙해 있는데, 다양한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돼 호응을 얻었다"라고 했다.

퍼레이드 관련해 그는 "주최측 지원금은 여러 사정으로 부족한데도 각 나라 교민회마다 힘을 모아 준비를 했다. 자기 나라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그들이 돈을 내서 준비한 축제인 셈"이라며 "아마도 우리나라 여러 축제 중에 참가자들이 직접 경제적 부담까지 하면서 참여하는 행사는 맘프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나라의 문화를 세계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는 선한 마음들이 모여 축제를 성공적으로 열었던 것 같다. 여러 협조를 해준 관계 기관 뿐만 아니라 참가한 사람들한테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맘프추진위는 인하대, 서울대, 고려대와 공동으로 오는 19일 학술축제 '포스트 맘프 포럼'을 열어 올해 축제에 대한 평가와 함께 문화다양성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창원에서 열린 제19회 문화다양성축제 맘프.윤성효
#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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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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