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1일 청와대 관저 뜰에서 열린 KTV 국악공연. 김건희 여사가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있다.
JTBC 유튜브 갈무리
KTV가 청와대에서 진행한 이른바 김건희 여사 '황제관람'을 준비하고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 비서관이 역임한 'KTV 방송기획관' 자리가 윤석열 정부 들어 10년 만에 신설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KTV로부터 확보한 '역대 방송기획관 명단과 임기' 자료에 따르면 방송기획관은 2013년을 끝으로 사라진 직책이었습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KTV는 방송기획관 자리를 없애고 기존 6개 과를 7개 부서로 개편했습니다.
2013년에 폐지된 자리가 10년 만에 다시 부활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해인 2022년입니다. 그해 11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한국정책 방송원 방송기획관을 신설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문체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한국정책방송원에 국정홍보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력 1명(전문임기제 가급)을 증명하면서 한국정책방송원의 정원 1명(6급 1명)을 감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유정 의원은 "이른바 늘공으로 불리는 6급 공무원의 수를 줄이고, 어공인 전문임기제 가급을 신설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체부령 개정에 이어 2022년 12월에는 KTV 운영 내규도 개정됐는데, 예규 개정 나흘 뒤 KTV는 '방송기획관 경력 경쟁 채용'에 나섰고, 약 한 달 뒤 최재혁 비서관이 채용됩니다. 최 비성관이 윤석열 후보 대선 캠프 출신이기에 사실상 보은 인사를 위해 공무원 정원 조정까지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문체부가 시행령과 예규까지 고쳐 없는 자리를 만들고, 최 기획관은 이를 스펙 삼아 1년 뒤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자리에 올라 이른바 '한남동 7인방' 논란을 자초했다"면서 "대통령실 의전비서관과 홍보기획비서관이 대표적인 여사님 라인임을 감안하면 'KTV 황제관람' 사건은 김건희 여사가 문체부까지 움직여 캠프 인사들을 챙기고, 대통령실에 중용했을 정황을 보여주는 단초"라고 꼬집었습니다.